Before & After...한 달이 지났습니다.
** Before (前) : 2008년 3월 2일 숙명여대에서 받은 레슨입니다.
곡명은 John Sebastian Bach의 'Menuett G장조' .
애처가였던 바흐가 아내인 '안나 막달레나'를 위해 엮어서
그녀의 스물 네 번째 생일선물로 주었던,
'Anna Magdalena's Notebook- 안나 막달레나를 위한 작품집' 에
수록되었던 곡이지요. 팝송 'A Lover's Concerto'로 리메이크 되어
영화 '접속'에도 'Sarah Vaughan'의 노래로 삽입되었습니다.
** After( 後 ) : 2008년 4월 11일 '서초여성회관'에서 연주한 영상입니다.
오늘 오후, 상윤이의 연주를 들으며 정 선생님과 저는 굉장히 놀랐습니다.
우리들끼리의 은어로 '못 박는다'라고 정의했던
자폐인 특유의 딱, 딱 끊어지던 음들이 어느새 눈에 띄게 사라지고,
거미가 줄을 잣 듯 보드라운 음들이 그의 손가락 끝에서 연이어 뽑혀 나왔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서 상윤에게 많은 변화의 징조들이 나타납니다.
그의 음악이 유려해진 만큼 일상에서도 융통성을 많이 보이고 있지요.
지난 해 6 월과 8 월에 두 차례 쓰러지고 난 후,
혹시라도 뇌에 충격이나 손상이 생겼을지도 몰라서 얼마나 마음을 조렸던지 모릅니다.
다행히 반 년여의 한방치료와 항경련제의 꾸준한 복용으로 인해서
아직은 더이상의 시련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항상 충분히 재우고, 잘 먹이고, 지나치게 흥분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조심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는,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병에 대해 알고 신변처리를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교육시켜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조증세에 대해 알려주고, 어지러울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지나치게 흥분이 될 때는 깊은 심호흡을 300 번 정도 하고 마음을 가라앉혀야 쓰러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함께 앉아서 심호흡 연습도 해야하구요.
처음 닥쳤을 때의 '절망감'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병 또한, '자폐증'처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받아들여져 가는 것이겠지요.
.....가끔씩은 아이에게나 제게 조금 가혹한 '선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한편으로는, 그로 인해서 아들의 존재가 더욱 감사하게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만약, 기대하지 않았던 또 다른 '선물'이 등장한다 하더라도 (제발, 그러지 않길 기도드리지만..)
그것 또한 제 사랑하는 아들의 일부로 끌어안고 살아갈 겁니다. * ^^ *
** 오늘의 연주는 특별히 두 분 께 '헌정'합니다.
상윤에게 음악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주신 '이 준 선생님',
그리고 상윤의 첫사랑..부산에 살고 있는 '꽁지 이모'가 그분들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