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이야기...about Christina..

서원.. .'라틴아메리카 거장전'에 다녀 오다...

슈퍼맘빅토리아 2008. 9. 1. 19:25

2008년 여름방학 과제 미술과 미술전시회 감상문

  송서원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거장>>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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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테마: 세계의 변혁을 꿈꾸다 - 벽화운동

<< 디에고 리베라, '테완페텍의 목욕하는 사람들', 1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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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테마 : 우리는 누구인가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정체성

<< 에세키엘 네그레테 리라, '점심식사',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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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테마 :- 나를 찾아서 - 개인의 세께와 초현실주의 

<< 아돌포 아불라라흐, '우주의 눈 A2',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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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테마 : 형상의 재현에 반대하다 - 구성주의에서 옵아트까지

<< 카를로스 메리다, ' 나야리트 여인', 1954>>


 

 2008년 8월 14일, 목동에서 플룻 레슨을 마친 나는 외할머니와 함께 덕수궁 미술관에 가기위해 들뜬 마음으로 지하철에 올랐다.

이번 미술전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프리다 칼로와 그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

그리고 조금은 생소할 수 도 있는 라틴 아메리카 거장들의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었다.

시청역에서 외할머니를 만나 덕수궁 근처에서 점심을 먹은 뒤 덕수궁 미술관으로 출발했다.

 

 덕수궁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수문장 교대식이 있어 외할머니와 함께 수문장 교대식을 보았다.

딱딱 절도가 맞는 동작들은 여느 나라의 군대의 행진보다 훨씬 더 멋있었다.

오랜만에 가본 덕수궁에는

여러 전통 한옥들과 비교적 현대적인 구조로 되어 있는 미술관이 어우러진 멋진 모습이었다.

우리가 들어갈 미술관 옆에는 궁중에서 사용되는 물품들을 전시해놓은 전시관이 있었다.

덕수궁 입구에서 티켓을 끊은 우리는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거장전 전시관에 들어가

그림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도슨트(docent: 가르친다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한 단어로, 지식을 갖춘 안내인을 말한다)가 있을 것 같아서 물어보니 정각마다 한분씩 안내를 하신다고 해서

 한 이십 분간은 물을 마시고, 미리 작품도록을 사서 살펴보며 세시가 되기를 기다렸다.(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두시 사십 분경이었다.)

 

 드디어 세시가 되어 도슨트가 설명을 시작했다.

바로 앞에서 설명을 듣기 위해 서둘러서 도슨트 앞으로 가 섰다.

가장 첫 작품인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부터 설명을 듣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이 많아서 이었는지, 아니면 작품이 너무 많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몇 개의 그림밖에 설명을 해주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전시회는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파트는 라틴 아메리카 거장들의 벽화들을 모아놓은 ‘세계의 변혁을 꿈꾸다-벽화운동’이었다.

벽화를 직접 떼어 올 수는 없으니

라틴 아메리카 여러 곳에 있는 벽화들과 느낌이 비슷한 그림들을 전시해 놓았다.

 그중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도 포함되어있었다.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퉁퉁하고 단순한 그림이

 우리나라의 박수근씨의 그림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박수근씨의 그림이 좀 더 친근감 있고 정감 간다면

디에고 리베라의 그림은 왠지 모르게 조금은 멀리하고 싶은 우울함이 느껴지는 그림이었다.

 또한 그의 그림 중 종교의 역사라는 시리즈 형식의 그림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 시리즈 그림들 중 두 점의 그림만 한국에 와서 전시가 되었다.

 

 첫 번째와 네 번째로,

첫 번째 그림은 멕시코 아즈텍 문화의 종교의식을 표현한 것으로

 산사람의 심장을 꺼내어 신에게 바치는 의식을 나타내었다.

보기만 해도 피가 꿀럭꿀럭 솟구치는 듯 한 느낌을 주는 강열한 빨간색과

그 옆의 단검과 심장을 손에 쥔 사나이, 그리고 신의 얼굴까지

모두 약간은 섬뜩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그림이었다.

 네 번째 그림은 크리스트교를 나타낸 그림으로,

아즈텍의 종교의식에 비하면 어둡고 침침한 느낌이 들었다.

 첫 번째 그림의 사람들이 퉁퉁하고 네모졌다면,

네 번째 그림에 예수그리스도와

 그 앞에서 예수의 손등에 입을 맞추고 있는 남자는 좀 더 빼빼 마르고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남자가 밟고 있는 땅에 엎드려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의 발에 채워진 쇠사슬과

손등에 입을 맞추는 남자의 손과 발에 채워진 수갑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도록에는 그 남성과 여성이 아담과 이브인데,

선악과를 먹은 원죄의 대가로 받게 된 평생의 노동과

아이를 낳아 길러야 하는 노고를 암시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로 역동감과 생동감이 느껴지는 첫 번째 방을 지나

두 번째 방인 ‘우리는 누구인가-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정체성’ 방으로 갔다.

이 방에서는 특별히 감명 깊게 본 그림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나, 

 라틴 아메리카의 조금은 서글픈 운명들과 그들의 생활,

그리고 그들의 굳센 생활력과 정신력을 나타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커피, 옥수수, 바나나, 카카오 등을 재배하는 모습들이나,

식당에서 아코디언을 켜며 노래를 하는 즐거운 표정의 남자들,

 그리고 약간은 어두운 분위기의 여러 그림들을 통해

그들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 의미가 깊었다.

 

'프리다 칼로',      << 테우아나 차림의 자화상,혹은 '내 생각 속의 디에고', 1943>>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프리다 칼로, '판쵸 비야와 아델리타', 1927>>

 

 그리고 세 번째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방,

‘나를 찾아서-개인의 세계와 초현실주의’에 들어갔다.

 이방이 내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방에 프리다 칼로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그녀가 전성기(?)때 그린 그림들

(두 명의 프리다, 도로시 헤일의 자살, 나의 탄생 등)을 보고 싶어 이 전시회를 오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그녀의 유명한 그림들을 가져오지 못했다고 했다.

작년인 2007년이 그녀의 탄생 100주년이었기 때문에 순식간에 전 세계에 유명해 지면서

 다른 여러 나라에서 프리다 칼로의 유명한 그림들을 모두 대여해 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의 아주 작은 오직 프리다 칼로의 초기 작품들만을 위한 미술관에서

백남준 씨의 작품과 교환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사실 정말 보고 싶던 작품들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녀의 그림은 (특히 그녀자신을 그린 그림은) 정말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인 그녀의 그림체를 나는 꽤 좋아한다.

 

 그리고 이번 전시회에서 찾아낸 한명의 작가, 바로 페르난도 보테로였다.

다들 한번쯤은 본적이 있을법한 ‘뚱뚱한 모나리자’의 작가가 바로 보테로 이다.

 보테로는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을 뚱녀와 뚱남으로 만들어 버림으로서

약간은 익살스러운 면모와 동시에 부유한 사람들의 탐욕을 잘 나타낸 것 같다.

보테로의 그림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신문 한 켠에 있는 풍자만화를 떠올린 사람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 페르난도 보테로 '발레리나 바라, Ballerina Barra ' >>

 

마지막으로,

‘형상의 재현에 반대하다-구성주의에서 옵아트까지’라는 방에 들어가 작품들을 감상했다.

여기서 옵아트란 optical art 의 준말로 착시미술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방에서는 모든 작품들이 단순하면서도 신기했지만,

특히 카르멜로 아르덴 킨의 ‘액자는 네모지다’라는 고정관념을 깨버린 작품이 독특했고 인상 깊었다.

그림이 생긴 대로 액자를 만든 그의 작품을 보고

모든 국가의 국기가 네모질 때 혼자 독특하게 세모난 모양을 하고 있는 네팔의 국기가 떠올랐다.

또, 루시오 폰타나의 공간개념과 그 옆에 있던 작품(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행동이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공간개념은 흰 캔버스에 칼로 세로금을 세 개 그은 것뿐이고,

그 옆에 있던 작품은 캔버스에 분홍색 물감을 칠한 뒤 칼로 구멍을 뽕뽕 뚫어놓은 것뿐이었다.

정말 유치원생도 할 수 있는 간단하고 기초적인 동작이

하나의 거작을 만드는데 는 그리 많은 힘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 그림을 보면서 밥로스 아저씨의 ‘참 쉽죠?’라는 말이 떠올랐다는 건 비밀!

 

 이번 전시회는

내 생애(비록 열다섯 해밖에 살지 않았으면서도)에서 가장 즐겁게 관람을 하고 감상을 한 전시회였다.

사실 미술관에 가는 일은

방학숙제로 인함과 단지 엄마의 이끌림으로 억지로 간 것에 불과 했는데,

이번 전시회에는 스스로 찾아서,

가고 싶은 날짜에 가고 싶은 사람과 하고 싶은 만큼 열심히 구경한 전시회였다.

 라틴 아메리카의 거장 이라고 하면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밖에는 몰랐던 무지한 나의 지식을 좀 더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