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살기..

상암동 '월드컵 평화의 공원'..초가을, 오후를 즐기다...

슈퍼맘빅토리아 2008. 10. 1. 01:59

 상윤이네 학교는 9 월 29 일 부터 10 월 1 일까지 중간고사를 치른다.

10 월 7 일부터 시함을 보는 서원이는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는 통에

두 아이를 다 데리고 가을 나들이 가기는 힘들 것 같고..

할아버지께서 생일 선물로 사주신 접는 자전거에 완전 빠져버린 아들은

날마다 공원에 가자고 성화를 부린다.

언덕바지에 있는 주택에 살았기에 자전거를 탈 기회가 거의 없어

초등학교 4 학년 때 일산 호수공원에서 한 시간에 2000 원인가를 주고 빌렸던 자전거를

탔던 기억을 끝으로

아들은 아파트로 이사가면 자전거 부터 살 거라고 꿈만 꾸고 있었다.

'완전 과보호'아바마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할아버지께서는 한참을 망설이시다가..

반드시 공원에서만 태우겠다는 내 굳은 약속을 받아내시고는

상윤이를 데리고 가셔서 자전거를 사주셨다.

기회를 놓칠세라 따라 붙은 서원이에게도

핫핑크의 '베네통' 자전거를 사주신 고마우신 아버님...^^

사실, 서원이보다는 내가 타고 싶어 서원이의 옆구리를 쿡쿡 질렀던 것..

 

지난 주말,

가을축제로 광화문 네거리만큼 번잡한 '평화의 공원' 작은 광장에서

상윤이와 나는 머리를 올렸다.

끙끙거리며 자전거 두 개를 조립하고 땀을 훔치는 내 눈 앞에서

상윤이는 안장에 올라타 두어 번 비틀거리더니

바로 자전거도로로 사라지고...

자신이 붙은 나도 남편의 잔소리를 듣는 둥 마는 둥 올라 앉아서

 비틀거리며 두 번 다리를 젓자마자,

약한 경사가 있는 광장과 차도를 구분하는 경계석( 둥근 의자처럼 생긴 화강암 ,흑흑..)쪽으로

완전히 돌아서서 쳐박고 말았다. 

'어,어...아까운 자전거...!'

온몸으로 새 자전거가 돌기둥에 부딛히는 것을 막는 바람에

자전거는 긁힌 곳 하나 없이 말짱했으나... 허벅지와 종아리 군데군데 시퍼런 멍과 긁힌 자죽을 남겨 놓고 말았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잔재는 남아있으니...

 

어�거나 '날쌘돌이' 상윤이나 억척같이 줄넘기 쌩쌩이 만점을 받아내는 서원이 둘다

내 무딘 운동신경을 세습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한 일이다.

(내 인생 기록에 '쌩쌩이 줄넘기'는 하나도 없다..하지만 공이나 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하는 것은

뒤지지 않는다...100 미터달리기, 수영, 맨손체조..ㅎㅎ)

 

시험을 마치고 돌아온 상윤이와 함께 상암동 월드컵 '평화의 공원'에 오후나들이를 나갔다.

자전거에 올라앉은 상윤이는 춤 추듯 몸을 흔들고 노래를 부르며

 나에게서 신나게 멀어져 갔다.

아직은 자신이 이해하기도 힘든, 아니, 왜 지켜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회적인 규칙들에 얽매어

하지 말라는 것들로 가득 찬 세상에 저항이라도 하는 듯

자기 맘대로 움직이는 자전거에 몸을 싣고

속에 뭉쳐있던 표현  못 할 응어리들을 한껏 털어내며 가을 속으로 달려가는 아들...

그의 눈 속에 가득 찬 자유로 인해 내 긴장으로 세워진 어깨가 조금씩 내려앉았다.

 

 

 

 

자전거 탄 지 사흘 째 되는 아들.. 온공원을 이리저리 날아 다닌다.

배경음악은...공원측의 서비스! ^^

 

 

 

멀리 계신 친구들께 360도의 정경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서있는 곳에서 천천히 한 바퀴 돌며 동영상을 찍고 있는데

건너편에서 오시던 아저씨께서 갑자기 말을 붙이신다.

혹시나 '초상권 침해'..어쩌고 하시며 시비 거실 까 봐 조심스레 응대했더니

이 아저씨가 슬쩍슬쩍 따라 오시네...헐~

다시 찍으려다가 그냥 올린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것 같아서..ㅎㅎ

끝부분으로 가면 가로등 기둥 잡고 기운 내시는 남자분이 보인다.

오늘의 공연을 위해 몸 푸시는 중!

몇 번 마주친 할아버지시다.

롤러블레이드를 아주 잘 타시는데, 요즘 고난도의 기술을 연습하시나 보다..

빙그르르 돌다 멈추시며 외다리 잠자리처럼 양팔 벌리고 공연을 하신다.

완전히 김 연아 할아버지 수준이시다.

 

 

 

 

 

                생태연못과 분수..

 

                       

 

              생태연못 끝자락..오른쪽엔 갈대숲..

 

              

              생태공원으로 들어가는 돌다리...

 

            

              늘어진 수양버들의 청청함이 곧 을씨년스러워 질 것이니...

 

 

              모험놀이터라는데..도무지 무엇이 모험인지 알쏭달쏭..

 

  

               산책로 곳곳에 국화꽃무리를 앉혀 놓았다.

              

          

               눈앞에 보이는 돌무더기 속에는 분수가 숨어있다.

 

 

              멀리 보이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

 

 

 

 

               갑자기 펼쳐지는 잔디밭과 경계를 짓는 아프리카 해바라기(로 알고 있는데,^&^)...

               한 여인이 DSLR케머러로 접사하시기에 나도 따라 들어가 똑딱,똑딱!!

 

 

 

               매일이다시피 멋진 오르간의 세계를 열어주시는 니카님께,

               삼산의 아이들과 위대하신 socrates스승님께,

               내게 글 쓸 용기를 북돋아주신 '쁘와종'님께,

               몸소 날아와 주신 '하연'님께,

               캐나다에서 가을을 불어 보내시는 헬렌님께, 특별히 헌정합니데이... ^^

 

 

               블로그란 특별한 공간을 통해 통함으로 감사해 마지 않는  많은 친구분들께 또 헌정해 올립니데이~

 

         

               탐스런 조롱박, 뒤웅박과 수세미는 나의 사랑하는 옛 남자친구께 바친다.

               먹을 수 있는 것이었다면 그가 더욱 기뻐했으련만...ㅎㅎ

 

  

               내 작은 남자친구,^^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솟는 분수의 작은 물줄기처럼

                우리에게도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희망의 싹이 뾰족뾰족 솟아나길 기도드린다...

 

 

 

               이상...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건너편 '평화의 공원'에서,

               상윤이와 서원이의 엄마가 가을 소식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