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친구 만들기' - 아오야마 중학교 방문 기행문.. by 슈퍼 딸
또 하나의 친구 만들기
-일본 및 아오야마 가쿠인 중학교 방문 기행문
송 서원
1.출발 전-내 생의 세 번째 교류 활동.
다른 나라 친구들과의 문화 체험과 교류 활동. 이런 활동들이 내게 낯설지만은 않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중국 친구가 우리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했었고,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직접 몽골에 가서 봉사활동도 하고 8개국에서 온 친구들과 여러 가지 교류 활동을 했었다.
그런 활동들을 통해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서 인지, 이번 아오야마 교류 활동도 꼭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작년 말에 신청을 했다.
신청 후 며칠 뒤 학교를 대표하는 18인중 한 명에 뽑히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들뜨고, 기뻤다.
얼른 3월이 오기를, 그리고 6월이 오기를 기대했다.
2009년 3월 28,29일 이틀 동안 한국에서 교류 일정을 진행하면서, 더더욱 6월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일본과 아오야마 중학교에도 가보고 싶었고, 사오리-내 파트너-의 가족들도 보고 싶어 나름대로의 준비를 했다.
가서 부를 합창도 연습하고, 인사말도 연습했다.(비록 연습한 인사말은 하지 못했지만.)
하지만 출발하기도 전에 XXX중 일본 방문단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우리가 떠나기 전부터 심상치 않던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일명 돼지독감이라고 불렀던-의 전염이
출발을 얼마 남기지 않은 5월 말에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걱정을 했고, ‘만약 내가 신종 플루 걸려오면 우리 반에 다 퍼뜨릴 거야!’라고 장난 식으로 넘기며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나도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자칫 잘못하면 아오야마 중학교 방문을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슴을 졸이며
뉴스가 하나하나 쌓일 때마다 하필 이 시기에 터진 신종 플루 사태를 원망하고
제발 우리가 갈 때쯤이면 어느 정도 소강되기를 빌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출발할 때는 일본에서는 신종 플루가 어느 정도 소강된 상태였고,
마스크를 챙기고 예방 교육을 받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한 XXX중 일본 방문단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일본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2.첫째 날
전날 4박5일 동안의 짐을 싸고 확인하느라고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나는 결국 30분 정도 늦게 일어나고 말았다.
허둥지둥 해가며 머리를 감고 다 마르지도 않은 머리를 부여잡고 한 손에는 트렁크를, 한 손에는 수건을 든 채
정작 중요한 짐은 빠트리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했다.
도착을 해보니 꽤 많은 아이들이 와있었고, 탑승 수속을 하려고 줄을 서던 중 뭔가 허전함을 느낀 나는
나의 짐가방 안을 하나하나-머릿속으로-곱씹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허전함의 이유를 알아냈다.
바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교복을 집에 두고 왔던 것이다!
부끄러움과 걱정이 한 데 뒤섞인 내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고,
어쩔 줄을 몰라 하던 나는 우선 엄마와 선생님께 말씀드려 엄마가 택배로 보내주시기로 했다.
출발 전부터 뭔가 삐걱삐걱 데서 창피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을 가지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출발 후, 가방 한 귀퉁이에 가져왔던 리스닝 책을 꺼내서 한 네다섯 문제 풀다가 졸음이 와 깜빡깜빡 졸던 나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책을 덮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 그 순간만큼은 복닥복닥 하던 머릿속이 차분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길지 않은 비행을 마치고 도착 한 뒤, 버스를 타고 츠쿠바 우주 센터로 이동하면서
가이드 선생님의 간단한 소개와 전반적인 일본에 관한 이야기 들을 들었다.
왜 일본은 좌측통행을 하게 되었는지 같은 몇 가지 얘기들을 하다 보니 금방 휴게소에 도착했다.
일본 휴게소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얼른 뛰어 들어가 보니
밖에 즉석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팔고 안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과 식사를 파는,
한국과 너무나도 비슷한 일본 휴게소의 모습이 꽤나 익숙했다. 몇 가지의 소소한 것들을 빼고는 별 다른 점이 없었다.
휴게소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후-일본은 역시 도시락이 조그마하고 알차면서도 예뻤다-다시 츠쿠바 우주 센터로 이동 했다.
츠쿠바 우주 센터에 도착해서는 버스를 타고 여러 구역들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23cm짜리 실제 크기의 모형 로켓이었는데,
웬만한 연필만큼이나 작은 그 로켓이 어떻게 우주로 날아갈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또, 인공위성 엔진(?)밖에 씌우는 단열막을 벨크로 테이프로 고정한다는 말을 듣고
발상의 전환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적은 힘으로도 쉽게 뗄 수 있는 벨크로 테이프를 어떻게 단열막 고정에 쓸 생각을 했을까?
아무리 우주의 공기의 저항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해도
틀에 박힌 생각만 하고 있었다면 벨크로 테이프의 사용을 생각 하지 못했을 것이다.
츠쿠바 우주센터에서의 견학을 마치고 후지 뷰 호텔에 도착했다.
후지 산이 바로 보이는 이 호텔은 객실에 유카타가 있어 객실과 복도, 식당에서 유카타를 입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
처음 입어보는 유카타는 어색하기도 했지만 입고 돌아다니다 보니 통풍도 잘되고 편해서 금방 익숙해졌다.
유카타를 입고 저녁을 먹으러 내려갔더니, 일본식 정찬-감히 나는 그 식사를 정찬이라 말할 수 있었다-이 차려져있었다.
옆에서 우동을 끓이고, 도시락처럼 되어있는 찬합에 여러 가지 반찬들이 ‘1인분씩’ 담겨 있었고, 밥과 달걀찜이 있었다.
녹차를 따를 수 있는 찻잔에 녹차를 따르고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깔끔하고 정갈한 식사를 맛있게 하고, 어느 정도 소화가 될 때 까지 쉬다가, 호텔 밑에 있다는 온천에 갔다.
계속 바빠 목욕탕을 간지 거의 1년 정도가 되어-안 씻었다는 건 절대 아니다. 난 하루에 한번 꼬박꼬박 샤워를 하고 있다-
뭔가 뻘쭘하게 유카타를 벗었다 말았다 하다가 얼른 벗고 욕탕으로 뛰어 들어갔다.
미닫이 형식으로 되어있는 문을 여니 어딘가에서 본 듯한 분이 나에게 아는 척을 했다.
알고 보니 그 분은 이수정 선생님과 조숙선 선생님이셨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냥 익숙해졌다-그냥 그 상황에-.
온천욕을 하고 나서 노곤한 몸을 이끌고 방에 올라와 과자를 먹으며 여러 가지 얘기를 하다가 내 방에 들어가
일본에서의 첫 번째 밤을 지냈다.
3.둘째 날
아침에 일어나 온천욕을 한 번 더 하고-거기서 또 선생님들을 만났다- 짐을 챙겨 아침을 먹으러 내려와 아침을 먹었다.
호텔을 바꿔야 했기 때문에 빠진 물건이 없는지 확인을 하고 후지 산으로 출발했다.
후지 산은 부끄럼쟁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날씨 변화에 민감해 후지 산을 보러가도 말끔한 산을 보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우리는 운이 좋아서 후지 산 중간에 살짝 구름이 걸려 있는 모습을 보며 후지 산 오합 목으로 올라갔다. (여기서 합목은 산의 높이를 나누는 단위이다.)
오합 목에서 위에 눈 덮인 후지 산을 보며 사진도 찍고,
오합 목 기념품점에서 열쇠고리2개와 국무 총리 상을 받았다는 모찌를 산 후, 하꼬네로 출발했다.
하꼬네는 화산온천으로 유명하고, 검은 달걀로 더 유명하다.
처음에 검은 달걀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우리가 찜질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색 달걀을 떠올렸다.
하지만 하꼬네의 유황냄새를 맡으며 올라가서 보게 된 달걀은 정말 새까만, 한 치의 밝은 색도 없는 정말 새까만 색이었다.
달걀 껍데기를 까자, 달걀의 흰자와 까만 껍질은 대비를 이루며 바둑알의 하양과 깜장을 생각나게 했다.
하꼬네 유황 온천에서 내려와서 케이블카를 타는 곳으로 갔다.
정말 어릴 때 케이블카를 타고 그때까지 타지 않았기 때문에 꽤 기대가 되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유람선 타는 항구로 내려갔다.
두 개의 유람선이 서있었는데, 빨간색과 하얀색이 적절히 섞인 유람선을 타 습기 있는 바람을 맞으며 점심을 먹으러 갔다.
또 한 번 맛있는 점심 식사를 한 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을 전시해 놓은 지부리 미술관으로 출발했다.
지부리 미술관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미술관, 박물관 혹은 전시관과는 다르게 약간 규모가 큰 집 처럼 꾸며 놓았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 반딧불의 묘, 벼랑위의 포뇨 같은 여러 애니메이션들의 창작 과정,
하야오 감독의 작업실 등을 옮겨 놓은 지부리 미술관은
애니메이션에 그리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은 나에게도 굉장히 흥미로운 공간 이었다.
저녁을 먹은 후 신 도청 전망대에 오른 우리는 일본 시내의 아름다운 야경을 구경했다.
그곳에서 스티커 사진도 찍고 여러 가지 기념품도 사서 추억을 하나 더 쌓은 뒤 호텔로 돌아왔다.
(근데 스티커 사진기는 우리나라에 있는 기계가 더 좋다는 생각을 했다.)
호텔에 돌아와 텔레비전을 켜자, 반가운 우리나라 방송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바빠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드라마와 예능 프로들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4.셋째 날
이 날은 드디어 아오야마 가쿠인 중학교를 찾아가는 날이었다.
약간 늦게 일어난 나는 허둥지둥 하며 머리를 감고,
결국 일본으로 날아오지 못한 교복 대신 가장 단정하게 옷을 입고 아침 식사를 했다.
디지털 카메라와 몇 가지 자잘한 것들을 챙긴 나는 다른 아이들과 같이 아오야마 중학교로 출발했다.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아오야마 중학교는 우리 학교보다 훨씬 넓었다.
살짝 비가 오는 날씨에 우산을 받쳐 쓰고 종종 걸음을 쳐 아오야마 중학교의 안으로 들어간 우리는
식당에 짐을 놔두고 강당으로 예배를 드리러 갔다.
예배는 조용했다.
특이하게도 기도와 말씀 모두 학생들이 준비해서 학생들이 했고,
특별찬양 순서로 준비된 핸드벨 연주는 약간은 서투르지만 아름다웠다.
특히 와글와글하다가 종이 두 번 울리는 소리만으로 찬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지는 분위기는 놀라웠다.
십자가에 관한 말씀을 우리말로 번역해 프린트해준 고마운 배려 덕분에 좀 더 예배에 집중 할 수 있었다.
예배를 드리고 난 뒤, 각자 파트너를 찾아 같이 점심을 먹었다.
내 파트너 사오리와 마오가 친한 친구여서 같은 교실에서 같이 밥을 먹고, 학교를 돌아다니며 구경 하다가, 수업에 들어갔다.
(이때 나는 이중 통역을 경험했다. 사오리가 어떤 외국 아이에게-서양아이로 보였다-일본어로 얘기를 하면 그 아이는 나에게 영어로 얘기를 해주고, 나는 그 영어를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주었다.)
수업은 영어와 사회였다.
영어는 한국에서도 재미있고 나름 자신 있는 과목이었기에 일본학생들의 영어 수업은 어떨지 궁금했다.
영어 수업이 시작되자, 영어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나에게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하셨다.
나는 앞으로 나가 칠판에 내 이름을 쓰고 ‘Let me introduce myself.'라는 문장으로 소개를 시작했다.
자리로 들어와 수업을 시작했는데, 그 아이들은 현재완료 yet의 쓰임을 배우고 있었다.
현재완료는 초등학교 때부터 익숙한 문법이었기 때문에 꽤 재미있게 수업을 했다.
문제는 사회 수업이었다.
영어 수업은 반 정도는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일본어는 정말 간단한 인사말 정도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수업을 듣는 내내 무거워 지는 눈꺼풀을 밀어 올리려 몇 번씩 손을 꼬집어야 했다.
수업 후, 다목적실로 자리를 옮긴 우리는 교류 행사를 시작했다.
교복을 입지 않은 탓에 내가 인사를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 보다는 앞으로는 정말 잘 챙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조로 나누어 활동을 시작했는데, 한 조가 댄스 교실에 가면 한 조는 차도반으로 가는 식으로 활동했다.
우리는 댄스교실에 먼저 갔는데, 꽤 쉬운 동작과 익숙한 멜로디로 간단한 체조를 배웠다.
원래부터 그런 식으로 몸을 움직이는걸 좋아했기 때문에 열심히 따라했다.
차도반에서는 유카타를 입은 학생들이 타주는 진한 녹차와 직접 만든 화과자를 먹고,
다시 다목적실로 돌아와 사진을 찍고 다음날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학교에서 나와 비가 왔지만 하라주쿠로 출발했다.
하라주쿠로 가면서 압구정동 명품거리와 비슷한 명품 거리를 지났고,
어느 거리에 버스를 세우고 우산을 쓰고 하라주쿠의 한 거리를 걸어갔다.
사실 굉장히 기대했었는데, 하라주쿠의 거리는 내 기대에 못 미쳤다.
차라리 신촌과 이대, 홍대, 명동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이 볼 것도 많고 살 것도 많고, 또 물건 가격도 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일본의 거리를 돌아다닌 다는 것이 독특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다이소의 원래 버전인 백엔샵에 들어가 이것저것 구경하기도 하고, 액세서리들을 구경하기도 했다.
하라주쿠를 다녀 온 뒤에 아키하바라에 가서 여러 전자 제품들을 구경했다.
그냥 구경만 하기에는 괜찮은데, 무언갈 사기에는 좀 돈이 아까운 장소였다.
‘그냥 용산 전자 상가에서 하나 사겠어.’ 하는 마음이랄까.
전자제품에는 관심이 별로 없어서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오다이바에서는 비너스 포트라는 큰 백화점 같은 곳을 갔다.
비너스 포트의 천장은 하늘 모양으로 계속 바뀌는 것이 특징인데, 늦은 밤에 가서 그런지 하늘이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밑으로 내려와 정말 다양한 잡화들을 파는 잡화점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구경하고,
분홍색 단추 모양의 헤드폰을 발견해 사서 버스로 돌아왔다.
빡빡한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씻고 텔레비전을 켜 프로그램들을 몇 개 본 뒤
-아마 일본에서 거의 2~3주 동안 볼 텔레비전의 양을 다 본 것 같다-약간은 불편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
(장난 전화 한 사람, 누군지 알지만 밝히지 않겠다.)
5.넷째 날
사오리의 가족들을 만나서 자유일정으로 활동하는 날의 아침이 밝았다.
전날 밤 불편한 일이 있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나는
또 살짝 늦게 일어나 재빠르게 씻고 가방을 챙겨서 밥을 먹으러 내려왔다.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 각자 파트너들을 기다리는데,
나는 -사오리와 마오, 하루가 친했기 때문에- 마오와 파트너 호정이, 하루와 파트너 김영인과 함께 움직이게 되었다.
먼저 지하철을 타러 가면서 야스쿠니 신사를 구경 한 뒤,
도쿄의 지하철을 타고 애니메이트라는 애니메이션 상품들을 파는 곳을 가게 되었다.
사실 애니메이션에는 영 관심이 없었지만,
성심성의껏 준비해주신 활동이었기 때문에 그냥 구경하자, 하고 마음을 먹고 애니메이트로 향했다.
꽤 많은 시간을 애니메이트에서 보내고 약간 주민 센터 비슷한 곳에서 일본 파트너들이 직접 준비해온 점심을 먹었다.
참치회덮밥과 비슷한 것이었는데, 달콤하면서 짭조름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직접 만든 쿠키와 준비해온 파인애플, 체리, 자두 등을 나누면서 우리는 지하에 있는 탁구장으로 갔다.
탁구장에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자율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탁자에서 게임을 서너 번 한 뒤,
마오와 함께 사오리네 치과로 향했다. 우리는 그곳에서 선물 받은 유카타를 갈아입었다.
일본아이들은 사는 지역에서 축제가 열리면 유카타를 입고 축제에 참가한다고 한다.
사실 그 말을 들으면서 그런 축제에 참가할 수 있는 일본 아이들이 부럽기도 했다.
내가 선물 받은 유카타는 흰 바탕에 남색과 보라색으로 무늬가 그려져 있고 분홍색 띠를 매는 것으로
전통적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의 개량한복과 같이 개량한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유카타를 입고 축제에서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먹기도 하고 신기한 먹을거리나 게임들을 구경하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중 특이 했던 것은 얇은 종이가 씌워져있는 그물 같은 것으로 살아있는 작은 물고기들을 잡는 것이었는데,
얼결에 두 마리를 동시에 잡아 칭찬을 받기도 했다.
어느 정도 축제를 구경 한 뒤 저녁을 먹으러 덮밥 집으로 갔다.
나는 그곳에서 얼마 전부터 먹고 싶었던 장어 덮밥을 먹고, 사오리의 치과로 다시 돌아가서 사오리의 차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직접 일본의 문화 체험을 해 볼 수 있어 좋았다.
6.다섯째 날
마지막 날 이라서 그런지 뭔가 아쉽기도 하고, 시원섭섭한 감정이 들었다.
호텔에서 짐을 다 챙기고 나와 명치신궁(메이지신궁)으로 출발했다.
그곳에서 일본 전통 결혼식의 모습을 봤다. 신부의 하얀 기모노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결혼식 사진을 찍을 때 뒤에서 살짝살짝 사진을 찍었다.
신궁에 들어가서 참배는 하지 않고-난 주님 짱팬이니까-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나무판에 소원을 적어 걸어 놓는 곳을 보았다.
우리나라 사람이 꽤 많은 것에 놀라움을 느꼈다.
명치신궁을 뒤로하고 황거에 갔다.
황거는 천황이 거처하는 곳으로 안쪽까지 들어가 볼 수는 없어서
초록 지붕의 황거의 모습이 소나무들에 가려 살짝만 보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황거 앞의 연못에서 유유히 떠다니는 백조의 사진을 찍고, 안경처럼 생긴 안경다리를 찍고 아사쿠사로 갔다.
아사쿠사에서 활동을 하고 오다이바에 다시 가서 도요타 전시장과 비너스 포트를 구경한 뒤
일본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는 앞좌석에 화면이 붙어있어서 그 화면으로 영화 ‘앤티크’를 보며 올 수 있었다.
꽤 짧았던 비행을 마치고 공항에 내려 신종 인플루엔자를 방지하기 위한 방역 체크를 한 뒤 입국 수속을 하고 짐을 찾아 입국했다. 카트에 짐을 싣고 나오는데 바로 앞에 엄마와 아빠가 보여 반가운 마음에 카트를 빨리 밀었다.
공항에서 사진을 찍고 수고하신 선생님들께 인사를 한 뒤에 집으로 왔다.
이번 아오야마 교류를 통해 또 하나의 국제적인 친구를 만든 것 같아 참 기쁘다.
이런 기회가 또 온다면 다시 한 번 참여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