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눈...순백의 천지...Snow, Snow...Everywhere...
올해..유난히 눈이 많을 것이라던 기상청의 예보는 어긋나지 않았다.
2005년 수퍼 컴퓨터 2호기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뒷북치기와 헛북치기가 일쑤이던 일기예보가
근래 들어 점점 맞아들어간다 싶더니
월요일 새벽부터 눈이 날리기 시작했다.
'꽤 많은 양이 내린다던데....'
아들과 딸은 각각 새해 들어 첫 수업을 맞이하는 날이라
조금씩 굵어지는 눈송이 따라 걱정도 커져 갔다.
퍼붓는 눈을 뚫고 아들은 걸어서 지하철역으로 갔다.
목적지는 발산동 '웰쿡 요리학원'...양식 조리사 과정 첫번째 수업이다.
딸아이의 수업은 천재지변을 핑게 삼아 수요일로 미뤄지고..
오전 11시 즈음, 벌써 10 cm 넘게 쌓인 눈 위로 한없이 날리는 눈발..
오전 11시 즈음의 동네 풍경..
걱정스런 어른들의 눈길에도 아랑곳없이 마냥 신난 아이들...
이날 강남구 어느 동네 언덕배기에서는 스노우 보드도 등장했다고 하는데..ㅎㅎㅎ
나무야..니들이 눈을 지고 고생이 많다..^^*
서울에 '대설'…하루 내린 양 1937년 관측 이후 최다
4일 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쌓인 눈의 양은 서울 25.8㎝, 인천 22.3㎝, 수원 19.1㎝, 문산 19.5㎝, 이천 22.5㎝, 충주 14.8㎝, 춘천 22.0㎝ 등이다.
대설의 원인은 지난 2~3일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를 가져온 상층 5km의 영하 30도 안팎의 찬 공기가 머무르고 있는 상태에서
중국 중부내륙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이 서해상을 지나면서 따뜻하고 매우 많은 습한 공기를 공급받아
서울·경기도지방에서 충돌하면서 큰 눈구름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륙의 찬 공기가 저기압 후면으로 강하게 유입되면서 저기압 중심의 북쪽에서 눈구름을 크게 발달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오늘 서울에 내린 25.8㎝의 눈은 1969년 1월 28일 25.6cm 이후 41년 만의 대설이며,
1937년 적설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양이다.
일최심신적설(0시부터 쌓인 눈의 높이) 극값 기록으로 볼 때 인천과 수원도 각각 2위, 4위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일최심신적설 극값 1위 기록은 인천이 30.0㎝(1973년 12월 22일), 수원이 21.9㎝(1981년 1월 1일)이다.
저기압이 동진하면서 서울·경기도 등 서쪽지방은 점차 약해지겠으나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도 등 동쪽지방은 많은 눈이 오겠으니,
시설물관리와 교통안전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4일 밤부터는 상층(5km)이 영하 40도 안팎인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구름의 영향으로
충남서해안과 전라남북도서해안은 7일(목)까지 많은 눈이 내리겠다.
- 주요 도시 신적설 기록 -
지점 | 1위 | 2위 | 3위 | 4위 | 5위 |
서울 (1937년 이후) | 2010. 1. 4. 25.8cm | 1969. 1. 28. 25.6cm | 2001. 2. 15. 23.4cm | 1956. 2. 28. 22.8cm | 1969. 2. 16. 19.7cm |
인천 (1949년 이후) | 1973. 12. 22. 30.0cm | 2010. 1. 4. 22.3cm | 1969. 1. 28. 20.0cm | 1969. 2. 16. 19.2cm | 2001. 2. 15. 17.6cm |
수원 (1964년 이후) | 1981. 1. 1. 21.9cm | 2006. 12. 17. 20.5cm | 1973. 12. 22. 19.2cm | 2010. 1. 4. 19.1cm | 2001. 2. 15. 15.1cm |
※ 위 표는 2010년 1월 4일 14시00분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어 눈이 종료되는 시점에서는 변동될 가능성이 있음.
<< 2009년 1월 4일. 기상청 홈페이지 '기상 포커스' 발췌, 인용합니다..>>
침실 창을 열고 멀리 보이는 축대 너머 산을 배경 삼았다.
얼핏 보면 눈을 뚫고 깊은 산에 올라 찍은 설경 같기도 한...
점점 고개를 숙이며 허리를 접는 나무들...
날리는 눈발로 천지가 부여스름하다.
급기야 아파트 주민들에게 함께 눈 치워 주십사 하는 러브콜이 울려퍼지고...
발목이 푹푹 빠지는 눈밭...
인적이 드물어 깊은 산속처럼 흐르는 적요..
잠시동안 이처럼 평화로웠다..교통대란 전의 고요함..
창을 열고 날아오는 눈송이를 맞으며 한참동안 산 위의 송신탑을 바라보았다.
내일..천지가 마비될 지라도 이순간만큼은 고요하다..
눈, 눈...천지가 눈이다.
때로 이런 날도 있구나 싶어 모처럼의 귀한 오수를 즐기다....
억지로 얻은 달콤한 休...
** 아들은 세 번이나 미끄러지면서 눈길을 걸어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