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장애 이야기..on Autism

템플 그랜딘, '자폐증과 더불어 살기', 영화로 만들어지다..

슈퍼맘빅토리아 2010. 2. 26. 09:51

1990년 후반,  상윤이가 7 살일 무렵, '이화 어린이 정서발달 연구소'를 다니고 있을 때였다.

그곳에서 상윤이가 치료를 받을 동안 치료실 바깥에 있는 '부모 대기실' 에서 기다리다가

우연히 책꽂이에서 뽑은 얇은 책 한 권.

'어느 자폐인 이야기'..

'템플 그랜딘', 저자인 그녀를 그 책의 갈피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에는 정서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위한 연구기관이나 치료기관의 수가 굉장히 적었다.

특히 강북지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는 '연세 세브란스 의료원', '서울대 병원', '이대 언어청각 임상센터'가 고작이었는데

그나마 대기자가 너무 많아 다급한 부모들은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연구소나 소아정신과를 찾아서 헤매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연구소로 명맥을 유지하는 어느 소아정신과 전문의처럼 무책임하게 개인 사정으로 갑자기 문을 닫아버려

부모를 혼란과 어려움에 빠뜨리는 일도 있었고(나도  피해자 중 한 사람이다.),

치료비가 지금보다 비싼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다행히 아들은 '이화 어린이 정서발달 연구소'에서 열성적인 치료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2년 반동안 '발달 심리치료'를 받게 되었고,

그 시기가 상윤이와 내가 걸어온 길에 초석을 다지는 아주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물론 아이의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주양육자인 엄마에게 아이의 장애를 인식시키고

장애에 대한 교육과 치료방법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며, 앞으로 아이와 더불어 살아갈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일 또한

치료자들이 해야 할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치료 스케줄에 쫓기다 보면 자칫 치료자와 부모 양측이 소홀히 여기기 쉬울 수도 있다.

이곳에서 만난 치료선생님은 수많은 치료 장면 사진과 두 달 간격으로 치료 진행과 방향성에 관한 리포트를 주었고,

참고할 외국의 논문들과 책을 소개해 주었다.

지금까지 만난 선생님들 중에서 가장 교과서적으로 치료를 한 선생님으로 기억한다.

또한, 내가 아들과 함께 하는 삶 내내 감사할 분이다.

 

 나는 Temple Grandine의 '어느 자폐인 이야기'를 읽으며, 도무지 낯선'자폐증'이라는 신대륙에서 길을 잃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내가 그 책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은 점은

아들이 자폐증일 지도 모른다는 깨달음과

그랜딘 박사의 어머니의 양육태도였다.

처음 찾아갔던 소아정신과에서 아들에게 내려진 진단은 '반응성 애착장애'와 '적대적 반항장애'...

풀이하자면, 초기양육자(즉..나를 일컬음이다.)와 아이 사이에 애착이 형성되지 않아서 아이가 후천적인 자폐증상을 보인다는 것,

그리고 문자 그대로 적대적이며 반항적인 장애증상을 보인다는 것..

방향을 잘 못 잡은 진단명으로 인해  말 못할 고통과 '무언,혹은 유언'의 핍박(!!) 속에서

내가 겪은 아픔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일부 차이 나는 부분이 있지만, 상윤이와 지나칠 정도로 닮아있다는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치료 선생님이 내린 진단검사의  결과인 'PDD nos'- 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Not Otherwise Specified,

즉, '전반적발달장애'쪽 보다 '자폐증'에 더 가깝다고 느껴졌다.

그 날 이후, 선생님들이 어떤 진단명으로  아이를 분류하던 간에 내가 아이를 키워갈 방향은

'자폐증'을 중심으로 잡으려는 결심을 했고,

'자식을 인식하는 엄마의 본능'에 따른 나의 판단은 정확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아울러 치료자들도 부모의 의견을 조금 더 귀기울여 들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템플 그랜딘이 자신의 어머니를 표현한 짧은 단락 하나가

내가 상윤이를 키우는 데 핵심철학이 되었다라고 말하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어머니는 한순간도 나를 혼자 내버려두지 않았다.

직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가 집을 비우는 시간에는 여러 명의 가정교사들을 동원해서라도

나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어 현실과 분리될 아주 짦은 시간도 허락하지 않을 정도였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그후...상윤이가 중학생이 된 후까지 나는 아이를 혼자 두지 않도록 무척 애를 썼다.

수많은 활동(체육, 음악, 놀이..)은 말 할 것도 없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친할머니, 친할아버지,동네 아주머니들,

동생과 친구들까지 총동원해서, 누구든지 한 사람은 아이 곁을 지키도록 노력했다.

 

언젠가 그녀를 만나게 되면 나는 꼭 들려줄 것이다.

그녀의 책 한 권이 그녀를 따라오는 어린 '자폐인'인 내 아들의 삶을 얼마나 바꿔놨는지..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께도 꼭 감사하다는 말을 전할 것이다.

 

미국의 케이블 방송인 HBO에서 '템플 그랜딘'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지난 2 월 6일 방영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클레어 데인즈'가 주연을 맡아서 극찬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져봤지만, 우리나라에서 그 영화를 제대로 볼 길을 찾지 못 했다.

아쉬운 마음에서 예고편을 올린다.

 

 

 

 

 

 

 

 

 

 

 

 

템플 그랜딘

출처 : 위키백과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 1947년8월 29일-)은, 보스턴 출신 미국동물학자이다.

 비학대적인 가축시설의 설계자이며, 콜로라도 주립대학준교수이다.

자폐증을 극복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자폐증이 아직 사회에 인지되지 않은 시대에 태어난 그랜딘은 2살 때, 뇌에 장애가 있다고 진단받아 특별한 보호시설에 맡겨졌다.

 얼마 후, 자폐증으로 간주되어, 성인이 되어서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 진단받았다.

그랜딘 본인에 의하면, 초등학교 졸업 후 좋은 지도자를 만난 덕분에

1960년대에는 뉴햄프셔 주 린지에 있는 기숙학교 햄프셔 컨트리 스쿨에 들어가

1970년에 프랭클린 피어스 컬리지에서 심리학 학사, 1975년에는 애리조나 주립대학 에서 동물학석사,

1989년에 일리노이 대학에서 동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언어에 지체가 없는 자폐증을 말한다

. 그러나 그녀는 세계를 언어보다 영상에 의해 인지하는 비언어적 지능이 뛰어난 자폐증 환자이다.

그런 의미로는 아스퍼거 증후군보다도 고기능 자폐증 쪽에 더 가깝다.

그녀는 언어에 의하지 않고 세계를 인지하기 때문에 동물의 세계관이나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랜딘은 1995년에 출판된 올리버 색스의 저서에서 언급된 것을 계기로 일반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저서의 제목인 <화성의 인류학자>는 그랜딘이 "정상"인 사람과의 문류에 대해서 이야기한 말에서 유래한다.

그 후 그랜딘은 ABC의 프라임타임 라이브, 투데이 쇼와 래리 킹 라이브와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타임지、피플지、폭스、뉴욕 타임즈 에도 알려져 、

또 2006년 6월 8일에 BBC에서 최초로 방영된 호라이즌 다큐멘터리

"소처럼 생각하는 여자(The Woman Who Thinks Like A Cow)"  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랜딘은 자폐증 계몽활동과 가축의 권리보호에 대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학자의 한 명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소의 절반은 그랜딘이 설계한 시설에서 처리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저서로는,

어느 자폐인 이야기 (박경희 옮김). 김영사、1997년 6월.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자폐인의 내면 세계에 관한 모든 것~ (홍한별 옮김). 양철북. 2005년 9월.

동물과의 대화(권도승 옮김) 샘터. 2006년 5월.

등이 있다.

참고문헌

  1. 『동물과의 대화』(템플 그랜딘, 권도승 옮김) 샘터. 2006년 5월 19일.

 

 외부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