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장애 이야기..on Autism

"Autism Is A World(자폐증은 하나의 세계이다)".... CNN 다큐멘터리..

슈퍼맘빅토리아 2010. 7. 4. 18:39

 오늘, 캘리포니아의 한적한 소도시 베이커스필드...

한낮 기온이 화씨 107도, 섭씨 40도이다.

채 식지 않은 어제의 열기가 새벽부터 스멀스멀 다시 올라와

집에서 한 발짝도 나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

대기가 습하지 않아 그늘에만 들어가면 땀이 식어

장마 중 서울의  끈적거림보다는 견디기에 한결 수월하다.

 

어제 오후 세시...

베이커스필드 한인장로교회 '박 장환' 장로님께서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Arvin school District 내 'Bear Mountain Elementary School'의 '강 미영'선생님과

CSUB( Cal State University, Bakersfield.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베이커스필드 캠퍼스)의 '이 연주' 교수님을 만났다.

생전 처음 마주한 네 사람이지만 어색하지 않음은

'장애'라는 공통의 과제를 둘러싸고 각각의 몫을 나눔으로 인함일 게다.

상윤이는 언제나 그러하듯 'ice breaker(어색한 침묵을 깨는이..^^*)'역할을 톡톡이 해낸다.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 '별다방'카운터에서 주문을 하는 아들...

덕분에 항상 고수하던 독하고 찐~한 드립 커피 대신 달착지근한 '프라푸치노'를 마시게 된 나..

희한한 사실은 자신이 먹고 싶었던 '딸기 스무디'는 뭐라뭐라 부연설명을 해가며  제대로 사왔다는 것..

두 분은 황금주말의 귀한 시간중 많은 부분을 뚝 잘라  귀한 정보들을  주셨고

오는 길에 이 교수님의 연구실에 들러 DVD자료와 책들, 그리고 교육자료들을 한 보따리 받아오기까지 했다.

(특히..이 교수님 댁 귀여운 '수아'아가씨는 밤중에 저녁을 먹게 되었다..미안 미안..^.~)

지금은 미국 학교가 방학 중이라 학교 안에서 교육활동을 볼 기회가 없어 아쉬웠던 차에

강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미국 학교 교육의 한자락을 엿볼 수 있게 되어 기뻤다.

아울러 우리 나라 중고등학교의 이름 뿐인 통합교육 현실 안에서

우리 아이들의 사회전환교육을 위해  학교의 커리큘럼을 정비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부모로써 어떤 역할을 해야할 지 생각을 정리함에 있어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베이커스필드 캠퍼스..(CSUB)

 

 

                                                                                      이 연주 교수님의 연구실이 있는 건물..

                                                                                                   계단으로 올라간다

                                                                                              

 

                                                                                                캠퍼스에서...

 

 건물 앞 잔디밭에 있는 조각..

근처 'Lake Isabella'에서 줏어모은 나무들로 만든 'Breathing(숨쉬기..)라는 이름.

유명한 한국의 조각가'박 봉기'씨의 작품이다.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이 교수님께서 주신 자료 보따리를 풀어 보았더니

'Autism Is A World'    라는 DVD가 있었다.

 

Sue Rubin.. 그녀는 한눈에 보아도 매우 중증의 장애인이다.

아니다...!!

그녀의 부모조차 발견하지 못 했던  '또 한 사람의 그녀'가' 자폐인' 속에 들어 앉아 있었다.

이 필름은 2004년 CNN과 State Of Art.Inc.이 공동제작해 아카데미 단편다큐멘터리 부문에 지명되었을 뿐 아니라

다른 여러 상들을 수상한 작품이다.

 

어린 시절 Sue는  '심한 정신지체'로 진단받았다.

그녀가 13살 이되었을 무렵,

 키보드를 이용해서 소통을 시작하기 전에는 그런 줄로만 알고 살았다.

.....영화를 찍은 당시 그녀는 '역사'를 전공하는 대학 3년 생이다.

 

'Sue'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하여

보는 이들은 그녀의 마음과 일상의 세계, 그리고 자폐증과 더불어 사는 삶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어렸을 때부터 옆에서 그녀를 돌보며 동행이자 선생으로 학교를 함께 다니는 친구...

그 친구(facilitator.조력자, 협력자)와 또 다른 몇 사람의 도움의 손길이 없다면 제대로 일상 생활조차 하기 어려운 Sue이지만

 키보드를 치는 손가락 끝을 통해   내면의 소리를 육성으로 전환시켜  세상과 소통한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이 되어있지 않아 100 % 의미가 전달되지 않더라도

40 분 동안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일만으로 그녀의 세계에서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플라스틱 국자와 숟가락을 항상 들고 다니는 그녀..

수시로 수돗가로 달려가 흐르는 물을 숟가락에 받아 뿌리는 행동을 반복하지만,

수업 시간에 자폐적인 행동을 하고픈 충동이 올라오면 최대한 자신을 억제하는 양면성을 드러낸다.

공부를 할 때는 조력자가 주의를 주면서 숙제로 나온 책을 꼭 읽어가야 한다고 야단치며

도망가려는 그녀를 잡아 앉히고,

정서적 표현은 세 살도 안 되어보이며

 친숙한 사람들이 겨우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원시적인 수준의 언어를 쓴다.

물론 상윤이처럼 혼자 중얼거리며 키득거리기도 한다.

그런 그녀가 어떻게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할 수 있었을까..

비디오를 보면서 앞부분에는 나도 의아할 정도였다.

그러나 교수님이 던지는 질문에 키보드를 눌러 정확한 대답을 하는 놀라움도 보일 때부터

조금씩 나도 그녀의 세계로 빨려들어갔다.

 

 Sue 역시 자신을 가두고 있는 '자폐증'이란 상황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어머니와 함께 찾아간 전문가에게 가장 먼저 질문한 것이 'What is autism?(자폐증이 무언가요?)'였으니...

전문가 역시 확실하게 정의내리지 못 한다고 했다.

 자폐증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왜 발생되었는지, 혹은 완전한 치료방법이 있는지.. 

아직은 그 누구도 명쾌한 대답을 갖고 있지 않다.

사람의 뇌에 대해 밝혀진 부분이 극히 한정적이듯 '자폐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자폐증'이 불치의 병이 이라던지, 유전적 천형이 아니라

인간이 처할 수 있는 '상태'의 한가지라는 것이다.

 

나의 바람이라면 '자폐증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그들의 자폐성을 우리의 비자폐적인 기준으로 판단하여

무조건 '아니다'라고 단정지어 우리의 방법대로 그들을 억지로 변화시키기 이전에

그들에게도 나름의 소통 방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고

자폐인들에게도 소통의 의지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다만 서로가 상대방의 표현 방식과 차이를 모를 뿐이 아닐까...

상윤이와 의사소통이 조금씩 가능해지면서부터

그가 들려주는 자신의 감정과 세상에 대한 해석은

내가 이전에 생각하던 바와 많은 차이가 있었음을 발견한다.

Sue가 키보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게 된 것처럼

상당수의 비언어적(Non-verbal,언어가 없다고 알려진) 자폐인들도

수화나 대체 언어 표현 도구들을 사용해서 조금씩 소통이 가능해지고 있다.

과학이 발전을 거듭해서 뇌를 스캔해 생각을 읽어내는 의사전달 수단이 발명되면

자폐인과 비자폐인의 완전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나는 오늘도 이런 꿈을 가슴에 품고 새벽이 이슥토록 이 글을 쓰고 있다.

 

 

                            가장 최근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인구당 자폐인의 비율이 1: 100의 범주 안으로 들었다고 한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자폐인들로 인해 정부나 교육청이 무척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사회 한쪽 편에서  '자폐적 상태'를 '독특한 문화'나 '소수인의 행동양식'으로 받아들이자는 작은 움직임도 보인다.

2007년 11월 맨해튼의 앙상블 스투디오 극장(Ensemble Studio Theater)에서 공연되었던

대미언 앳킨스(Damien Atkins)의 연극 '루씨 (Lucy)'에서 은둔 중인 인류학자인 엄마는 

자신의 딸인 루시의 자폐증은 병이 아니라

인류의 진화에 있어 다음 단계인 '다른 인간과의 관계 단절'을 보여주는 우리의 미래상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지나친 사회성이 사회를 위험하리만큼 웃자라게 만들었고

인간이 내면지향적이 되어야만 치유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열 배 이상으로 늘어난 자폐증이 그것을 대변한다'는 가설을 내놓은 엄마..

' 변이가 있는 한 그것은 유전이 되고, 특이(differential reproduction)유전을 낳는다.

 즉, 약간 자폐적인 괴짜들이 득세하게 되면 자연적 선택으로 인하여 미래에 자폐증의 빈도가  늘게 된다'라는 것은 

 억지주장처럼 들리는 가설이기는 하지만  '자폐증'이 인간의 진화에 있어 다음 단계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http://blogs.discovermagazine.com/discoblog/2007/11/06/could-autism-be-the-next-stage-of-human-evolution/ 

 

 

  

 

 

 

 

 

Youtube에서 찾아내어 이곳에 올린다. 

 

                                            

 

 

 

                                            

 

                                             

 

 

                                            

 

 

 

 

 

                                                 

 

 

 

                                                                                         교수님 연구실에서..

 

 

 

 

교수님으로 부터 받은 자료들 중 일부이다..

 

 

 이 글을 쓰는 첫날, 아들은 좋아하는 장난감 자동차 주차놀이에 몰두하고 있었다.

연령에 적절한(age appropriate) 놀이는 아니지만

자신의 정신연령과 취향에 잘 어울리는 것이라 존중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가끔씩 무척 속상해 하기도 하는 속좁은 엄마가 바로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