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 일 금요일 오후..
아들의 피아노 레슨을 마치고 한남대교 방향으로 향한다.
생일 맞은 아들을 위해 '정 혜원'선생님이 근사한 점심을 사주기로 하셨기 때문...
한남대교 북단 끝에서 옥수동 방면으로 우회전하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높다랗고 커다란 유리 건물..
일층에 'Due Cose'라는 이태리 음식점이 약속장소이다.
'듀에 꼬제'..'둘 다 좋다'라는 의미의 이태리어.
오페라 '리골레또'에 나오는 대사란다.
'파스타도 좋고 피자도 좋고' 혹은 '맛도 좋고 가격도 좋고'...
마음대로 붙여 넣으란다.
이상은 이태리에서 성악을 공부하다 음식에 반해서 귀국한 후 이 음식점을 차린 주인장의 설명이다..
이날 점심은 스파게티와 피자를 사랑하는 상윤이를 위해 선생님이 준비하신 생일 선물이다.
테이블이 8개 밖에 없는실내에는 이미 유럽사람으로 추정되는 이들로 절반 이상 채워져 있다.
메뉴를 보니 가격은 시중의 스파게티집보다 결코 비싸지 않고, 오히려 신촌 정도의 수준이다..
음식 맛은 더이상 현란한 수식어가 필요없을 만큼 훌륭했다...아아...
방학이 끝나 학교에 가있는 딸아이 생각에 문뜩 가슴 한쪽이 콕콕 쑤신다.
다음에 둘이서만 와야지..
'리버하우스'라는 건물..'일층에 'Due Cose'가 있다.
'듀에 꼬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이렇게 멋진 로비가 있다..
모처럼 햇살이 딱 알맞을 만큼 따끈따끈한 날..
점심을 먹고 거리로 나오니 기름진 음식으로 무장된 육신이 버겁기도 하고..
머리카락을 헤집고 들어오는 바람이 '걸어 봐, 걸어 봐' 살살 꼬드긴다.
불현듯 떠오른 장소...
Bingo!!
며칠 전 신문에서 읽어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Cafe Rainbow..!!
아들과 선생님도 가보자고 만장일치..난리났다..ㅎㅎ
하이힐에 살랑살랑한 원피스..문제 될 것 전혀 없다.
오우, 색다른 경험이다..
한남대교를 걸어서 건너자..
한남대교를 지키는 수호동물...이름은...
한남대교 북단에서 남단으로 넘어가는 초입에 있는 동상이다..찰칵..!
이십 구년전 '마포대교'를 걸어서 건넌 이후 처음으로 다리로 건너는 한강다리다.
상윤 & 정 혜원 선생님.
강변북로...성산대교 방향은 꽉 막혀 있다.
다시 강변북로..그새 정체가 풀렸다.
이쯤에서 가드레일을 훌쩍 뛰어넘어야 하지 않을까..궁금했는데 뜻밖에 횡단보도가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이들도 있고 더러 걸어서 다리를 지나는 이들도 꽤 있나 보다..
멀리 보이는 압구정동..
김포를 향하여..
다리 중간쯤이다...
다리 중간에 전망대 처럼 난간이 넓어져 탁 틘 강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놓았다.
사진 찍는 분들이 이곳에서 작업하시나 보다..
청소하시는 분을 만났다..바람이 나오는 기계로 먼지를 불어서 공중으로(?) 날려버리신다..
'저 먼지는 어디로 가나? '...갑자기 궁금해졌다.
신나서 열심히 걸어가는 아들..
드디어 목적지가 보인다..
카페레인보우 /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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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곱다..카페 레인보우..
밤에 오면 전망이 더 멋있을 듯하기도..
이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로 한강시민공원까지 내려가면 '수상콜택시승강장'이 있단다.
제법 여러가지 메뉴가 있다.
커피 맛은 꽤 착하고..
건물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한남대교를 건너는 버스는 거의 이곳에서 선다...라고 신문에서도 읽었다.
팥빙수, 키위쥬스, 아이스 아메리카노..팥빙수에 젤리와 떡이 없다고 의아해 하는 아들..
그래도 먹을 만했다.
아쉬운 점...인테리어가 어이없을 만큼 엉망이었다는 사실..
서울시 홈페이지에 글 하나 올려 볼까..충동이 일 정도..
날림... 마감도 엉성하고...
'꾸민다'라는 개념이 전혀 없는 이들이 여기저기 얹어 놓은 조화들이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을 떠올리게 했다..
예술가들의 손길이 조금이라도 스쳤더라면 이토록 을씨년스럽진 않았을텐데..
선유도 공원에 있는 카페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커피가격이 자판기 수준으로 싸지도 않은데...전망이 좋아 오늘만 용서해 주기로 했다.
남산타워도 줌으로 당겨 찍었다.
일층으로 내려오니 역시 다리 밑에는 바람이 산들산들...
올려다 보다..
화장실이다...'프라다 트랜스포머'의 화장실을 떠올리게 만들만큼 산뜻했다..
마음에 드는 군..^^*
정 혜원 선생님..피아니스트, 음악치료사, 숙명여대 음악치료연구소에 출강하신다.
가장 중요한 사실...아림이 엄마...!!
상념에 잠긴 아들..
돌아오는 길에는 버스를 탔다,.
한강이 버스 창밖을 스쳐 지나간다.
한남대교 북단에서 버스를 버리고...
담벼락을 올라가는 능소화의 주홍빛 웃음에 잠시 시선을 빼앗기고..
목멱을 향하여...
돌아오는 길에 시내쪽으로 길을 잘 못 들어 퇴계로로 접어들었다.
거대한 주차장으로 바뀐 도로..
사고일까, 주말의 교통체증일까...의아해 하면서도
음악과 정겨운 수다로 차안을 채우며
한 시간 넘어 걸려 퇴계로 4 가에서 신세계 본점 앞에 도착하고 보니..
역사적 현장이 좌악 펼쳐진다.
'회현 고가 차도 철거'...!
아불사..! 잠시 듣고 흘렸던 기억이 살아난다.
얼른 카메라를 꺼내 찍었다..
난...뭐하는 사람이지? 호호
이렇게...'회현고가도로'는 서울 거리에서 사라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사라진다..
낯설음도 잠시 머물 뿐..우리는 너무 쉽게 익숙해 진다..
22일..아들이 세상 빛을 처음 본 날이다.
목요일 밤 부산에서 올라오는 KTX열차 속에서
옆자리에 곤히 잠든 아들의 감은 눈이 내 시선의 가장자리로 들어왔다.
저 선하고 풍성한 속눈썹을 가진 청년을 과연 내가 낳았을까...
이만큼 자랐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터질 듯 했다..
모든 아이들은 부모에게 기적의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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