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러야 할 새 노래는 이 봄 편지에 실려오는가
어머님 병바라지 하느라 고단한 나날...
때아닌 눈치레를 거치면서도 어김없이 봄은 왔다.
하루를 비웠다.
무척 밀려 있던 일들을 하나하나 처리하니 오후가 통째로 비어 손 안에 들어온다.
둘째 동생과 여유롭게 맛난 커피도 한 잔 나누고...
대치동 휘문고 건너편 '가배 두림, Cafe Dream'이란 커피숖에서 '페루' 산, '콜롬비아'산의 커피를 마셨다.
나와 동생...이만큼 다르다
육신의 가로와 세로, 성격, 말투...
반가운 친구를 만나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예술의 전당 부근 아는 댁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방배동에서 까치고개를 넘어 사당역까지 걸었다.
나중에 '네이버 길찾기 검색'을 해보니 2.14Km....
뾰족구두를 신었다는 사실이 조금 꺼림직했으나
저리 밝은 봄이 하도 손짓을 해대니 걷지 않고 배겨낼 재간이 없었다.
지나치는 길, 방배동 래*안 아파트 바람벽에 봄이 피어있었다.
생강나무 꽃..
** 나무까지 꽃 같은 잎을 벌고 있었다.
(두릅을 닮았으나 검색을 해보니 다른 종류..)
'가배 두림' 베란다에서..
'까치고개'를 넘어가다...
키큰 나무 아래 개나리 천지...
금빛이다, 노다지다.
딸아이가 즐겨신는 'Converse' 본사 건물 앞에 프로모션을 위한 꼬마 트레일러가 서있다.
옆구리에 난 창으로 들여다 보니 온갖 디자인의 운동화가 가득 차 있다.
지난 화요일, 입원해 계시는 한방병원에서 어머님을 모시고 삼성의료원으로 정밀검사를 받으러 갔다,
보랏빛 고운 반코트를 입고 모자를 눌러쓰신 병인의 모습과 대기를 감도는 봄의 달뜬 기운은 서로를 밀어낸다.
혹여 당신의 처지를 우울하게 여기시지나 않을까 싶어, 운전을 하면서 연신 흰소리를 해댄다.
병원에 가는 게 아니라 오늘은 강변북로로 '봄꽃구경 드라이브'를 나가는 길이라고..
성수대교를 지나 청담대교로 향하는 오른쪽 산등성이는 개나리 노란 물이 들었다.
삼성의료원을 코 앞에 두고 신호대기 중 올려다 본 하늘..
한남대교에서 성산대교로 가는 길이 한없이 정체되어 있기에
사진만 얼른 찍고 남산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남산 2 호 터널 나오니 다시 정체되어 있다.
신세계 백화점 부근 어느 고층 건물에 이리 멋드러진 봄노래가 실려 있는 것 아닌가...
다시 불러야 할 새 노래는 이 봄 편지에 실려오는가.
이왕 꽃놀이 나섰으니, 내친 길에 쉬엄쉬엄 시청도 보고 광화문 광장도 구경하시자 했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시청 앞 광장.
다섯 시에 수서에서 출발했는데 어언 일곱 시가 가까워진다.
어머님.: '병원에 데려다 주고 성경공부를 가려면 저녁도 못 먹겠네, 우짜노?'
며느리 : '괜찮아요..말씀으로 배를 채우죠, 뭐..'
내가 말해놓고 스스로 감동했다...ㅎㅎㅎ
'이 순신' 장군님,
오늘도 변함없이 광화문 사거리를 지키시느라 목이 칼칼하시지요..
이제 '세종대왕'까지 이사 오셨으니 외롭지는 않으시리다.
광화문 광장에는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렇게 또 봄날 하루가 지난다.
봄편지에 실려올 새 노래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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