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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 이야기..on Autism

[스크랩] 직업교육 실시를 위한 로드맵

by 슈퍼맘빅토리아 2011. 3. 17.

자폐성 장애인의 행복을 꿈꾸며...


김종환(한국육영학교 교사)


“산 너머 또 산이네!”  우리 부모님들이 자식농사를 지으면서 때마다 어려움이 생기고, 그 어려움을 겪으면서 또 다른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때 푸념으로 하시는 말씀입니다. 비단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뿐이겠습니까!

“삶은 계속된다.”

우리네 삶이 그러하듯이 우리 아이들의 삶도 계속됩니다. 내 아이가 장애를 가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내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 얼마나 많은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할 지 답답한 마음이 십자가를 진 듯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이 현실의 삶인 것입니다.

과거에 자폐성 장애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시점에 지역사회의 장애인복지기관들의 소외가 대단하였고, 또 자폐성장애인은 일당백이라 하여 소외되거나 뒷전이다 보니 학교에서는 결국 졸업 후 사회로 진출하지 않고 가정으로 돌아가 버리는 것을 최소화시켜보고자 시작하였던 것이 우리 학생들의 직업교육을 강화하는 방편으로 지금까지 성공적인 결과를 보았고, 우리 아이들도 할 수 있다는 사실과 경험을 부모님들에게 전해주기 위함이며, 그런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 부모님들이 과연 어떤 마음가짐과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중증장애로 분류되는 발달장애인이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장애인이 직업을 가진다는 것에서부터 아직까지는 사회의 인식이 그리 밝지 않았지만 뜻있는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많은 자폐성 장애 학생을 취업시켰습니다. 취업하는 과정에서부터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이 순간까지도 끊임없는 보살핌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장애가 심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전공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을 시키면서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만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님들의 직업에 대한 인식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에 비해서 월등히 나아졌지만 성인이 될 경우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아직까지는 요원합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사회 인식도 더욱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모든 분들의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교육의 성격이 바뀌고 있습니다. 교육의 결과를 기대하는 전환교육을 통하여 아이가 학교를 졸업하여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좀처럼 바뀌지 않는 곳이 바로 가정입니다. 먼저 제 생각을 전하기에 앞서, 예전에 취업된 학생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글을 소개합니다.


저는 아이를 학교에 맡기고 소홀하게 지냈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면 자유스럽고 그냥 막연하게 편해지거든요. 그런데 학교 전공과에서 2년을 더 보낼 수 있다는 게 좋았고, 그리고 고맙다는 생각 밖에 안 했어요. 봄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다닌 지 며칠 후,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아이가 취업을 하려면 사업장에 나가서 현장실습을 해야 하니까 어머니가 오셔서 허락을 하셔야만 나갈 수 있다고요. 저는 그 전화를 받고 알겠습니다. 제가 시간 나는 대로 학교에 가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그전화가 그렇게 반갑지는 않았거든요. 왜냐하면 현장실습을 하러 나가면 분명히 제가 데리고 다녀야 할 것 같았으니까요. 그러면 저는 또 아이한테 매달려야 하니까 그런 압박감이 오더군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내일 결정을 하면 보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알겠다고 하면서 데리고 다닐 생각을 하니 아득한 거예요. 아침에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께서 실습장에 같이 가보자고 하시더군요. 저는 아이와 함께 회사로 갔습니다. 회사의 공장은 건물외양이나 시설이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일하시는 아줌마나 젊은 아저씨, 젊은 언니들이 둘러앉아서 자기가 맡은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었어요. 그 분위기는 어수선하지도 않고, 그냥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하시겠냐고 물어 보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시설이 문제가 아니라 공장 분위기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실습하게 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는 아이더러 여기 계신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아이가 학교에 가기는 하지만 제가 집에서 잘 가르쳐 보려고 애를 썼지만 아이가 말을 잘 안 듣잖아요. 그래서 네가 학교에 가방만 들고 다녔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아이가 인사를 얼마나 정중하게 잘 하든지 저는 깜짝 놀랐어요. 학교에 가서 배우니 안 배우니 해도 아이들이 집 아닌 어떤 곳에서도 긴장하고, 눈치보고, 잘 하려고 애를 쓰더군요. 저는 너무나도 감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오는데, 애를 실습장으로 데리고 다닐 생각을 하니 너무나도 내 자신이 힘든 거예요. 그래서 아이더러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 잘 기억해라 그렇게 말을 하고는 그 다음날 아침에 실습장으로 데리고 갔어요. 그리고는 공장에 도착하니 주위 분들에게 인사를 잘 하더군요. 선생님께서도 먼저 회사에 와 계시더군요.

저는 선생님께 언제 다시 아이를 데리러 와야 되냐고 여쭈어 보니까 그때 아이가 "엄마, 나 혼자서 갈 수 있어."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저는 기가 막혔습니다. 저는 이때까지 아이가 혼자서 차타고 다니게 한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혼자 오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할 수 있겠냐고 재차 물어 보았더니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오다가 모르면 핸드폰으로 엄마한테 전화해라 하며 집으로 돌아왔어요.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되거든요. 내심 집에서도 불안했지요. 그런데 정말 혼자 왔어요. 저는 너무나 감동을 했지요. 이렇게 해서 아이가 취업을 하게 되었는데 정말 저는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저는 아이가 어떤 일을 하리라고는 생각을 안 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아이들한테 겉으로는 표시 나지 않는 뭔가를 매일 반복해서 넣어주시는 거예요 어머니들께서 "그 집 아이는 우리 애보다 나은데, 뭘 그래" 이렇게 말씀하실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 마음도 어머니들과 똑같았습니다. 저는 우리아이가 취업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그 작은 부분이지만... 우리가 아이를 너무나 감싸고 있을 게 아니라 과감하게 아이를 내보낼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너무너무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저희에게 희망과 소망을 안겨주신 학교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작은 힘이 있습니다. (10년전에 받았던 글을 아직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아이는 지금 시집갈 나이가 되었습니다.)


다음의 표는 학령기의 어느 시기에 있든지 우리 아이들이 장래 직업을 가지기 위한 이정표로서 직업교육과 관련하여 제작된 로드맵 자료로 일종의 이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수학교 직업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나 전공과 과정까지의 현장실습 중심 직업교육의 로드맵입니다. 직업생활은 개인․사회 영역, 이동 영역, 경제 영역 등으로 구성되었고, 직업준비의 계획․평가 영역, 직업태도 영역, 작업 기초기능 영역 등 구성되어 있으며, 직업기능의 탐색 영역, 실습 영역, 고용 영역 등 총 79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장실습 중심 직업교육 실시 방안을 위한 로드맵

(자세한 내용은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사이트 상담실 직업․자립 코너에 있습니다)

  영역

시기

직업생활

직업준비

직업기능

개인․

사회

이동

경제

계획․

평가

직업태도

작업 기초

기능

탐색

실습

고용

(전공과)

 

 

고등

학교

 

 

(고3)

 

 

 

 

 

 

 

 

 

11.장기현장실습(고용업체기준)

7-③ 지원고용

 

7-② 보호고용

 

7-① 자립생활

13.여가생활(⇑)

5.출․퇴근훈련

4.훈련수당 (급여)관리(⇑)

7.현장 실습

 상황평가

 (↑)

10.작업 중 안전(↑)

 

9.작업장예절

12.좁은 공간훈련 (↑)

11.서서 하는 훈련(↑)

10.직장체험프로그램 참가

9.취업 가능

 사업체 견학

10.전일제 현장  실습

9.학부모의 

현장실습 체험

8.위탁직업교육

6.취업서류작성 및 제출

5.사업주(직업재활시설관계자)간담회(↑)

4.면접훈련

3.구직등록

 

 

 

고2

 

 

4.활동지역 확장훈련(⇑)

 

 

 

6.작업기능

 상황평가

8.작업 지속성 기르기(4시간)
7.작업장 규칙  지키기

6.생산성 향상

10.물품운반훈련

9.외부직업훈련

 프로그램참가

8.취업박람회 참가(↑)

7.구직 정보

 탐색

6.직업재활시설 이용

7.현장 실습

 사업체 직원 면담(↑)

6.시간제 현장 실습

5.맞춤형 직업훈련프로그램

 

 

 

 

 

고1

12.자기결정

  (목적설정 및 문제해결)

 

 

 

5.전환평가 및계획수립

4.지원(보호)고용/자립생활설명회

 (학생,교사,부모)

5.직장 예절(↑)

8.외부업체 물품작업 수행(⇑)

7.협력작업수행 (⇑)

5.취업성공사례공유

(↑)

4.희망 직종

  선정

3.직업 체험

 프로그램

4.현장 실습

 설명회

3.이동작업대 실습

2.교내 직장 

  적응훈련

1.도우미활동

2.부모상담(↑)

중학교

 

중3

11.공동 여가 활동(↑)

10.자기 관리 기술(↑)

3.목적지이동(↑고2) 

3.용돈관리

 

4.작업정확성 향상

6.모의작업

 (워크샘플)

 수행

2.직업재활시설 견학

1.지역사회산업체조사활동

 

 

중2

9.개인여가

 활동 (↑)

8.지역사회

 시설 이용

7.주거생활

 기술 (↑)

6.성교육

 (↑)

5.통신기기

  사용

2.지역사회이동 (⇑)

 

 

 

 

 

2.물건구입(⇑)

 

 

 

 

 

 

3.ITP를 반영한 IEP 수립

2.작업기초기능 상황평가

 

 

 

3.작업 지속성 기르기

(2시간)

2.작업집중력  기르기

(↑)

 

 

 

5.직무관련신체

 기능 강화

4.직무관련조작

 기능 강화

3.직무관련대화

 기능 강화

 

 

 

 

 

 

 

중1

4.여가활동 

  탐색(↑)

3.대인관계기술  (↑)

2.신변처리

1.체력단련()

1.집/학교주위 이동

1.금전사용(⇑)

1.적성 및

  흥미 파악

1.지시 따르기

2.작업도구․공구 

 다루기

1.직무관련기초학습기능

 

 

 

 

 

 

1.부모교육(↑)

 

 

 

 

 

맺음


정신지체나 자폐성장애를 지닌 발달장애 학생들의 직업교육은 이들의 장애 특성을 고려하여 가능한 한 산업체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실습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등학교 졸업 이후 개인이 도달하고자 하는 성과, 즉 지원고용, 보호고용, 작업 활동, 기타 일상 활동 등의 진로에 따라 맞춤식으로 직업교육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을 강구하기 위하여 지역사회 현장실습 중심의 직업교육을 위하여 로드맵이 도출되었습니다.

학교 졸업을 앞둔 발달장애 학생들의 사회로의 전환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 안에서의 직업교육을 지역사회 산업체로 확대하고 있으며, 직업적응 과정에서 장애 특성 및 배치 환경에 따른 계속적인 지원이 뒤따를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도 모든 것을 학교교육에만 의지한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가정에서는 자녀의 양육과정에 직접적인 체험을 통한 직업능력의 토대를 마련해야 합니다. 앞서 제시한 직업교육 로드맵에서 ‘직업생활������과 ‘직업준비’영역은 바로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양육과정에서 길러질 수 있는 직업의 기초 능력입니다. 로드맵을 잘 살펴보시고 자녀의 나이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이 로드맵 표를 떼어 냉장고에 붙여두세요.)

중증장애인을 취업시키는 직업재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혼자서 차를 타고 다니면 장애인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독립적인 이동능력은 중요합니다. 독립적인 이동능력을 기르는 훈련을 시작하기가 두렵고 힘이 들 줄 압니다. 처음에는 독립적인 등 하교훈련을 시작할 때 전적으로 도움을 받아서 다니다가 점차적으로 도움을 줄여 나갑니다. 그러다 보면 어떤 경우에는 아이가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멀쩡한 사람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시행착오와 오류를 겪는 게 예사인데 부모님들의 마음에는 내보내기가 무섭다는 말씀을 많이 합니다. 이렇게 시작하다 보면 분명히 아이들의 시야가 넓어집니다. 매일 같은 공간을 왔다 갔다 하면 아이들의 생활력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이 또는 사회가 우리 아이들을 바보로 만드는 지도 모릅니다. 우리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 하는 걱정에서 벗어나 우리 아이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나씩 하나씩 생활능력을 길러간다면 -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 아이들의 학교 졸업 후나 부모님들의 사후에 우리 아이들이 한 사람의 인격체로 살아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자녀가 바뀌기를 바라는 것보다 부모가 먼저 바뀌면 아이들도 바뀝니다.

장애는 개성일 뿐입니다           글/김종환 

                              -한국육영학교 교사

                                            - 가톨릭대학교 특수교육과 출강

       -  자폐인사랑협회 고용지원 자문위원

첨부파일 현장실습중심_직업교육실시를_위한_로드맵(.hwp

출처 : 발달장애(자폐) 정보나눔터
글쓴이 : 이경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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