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국가대표 배구선수로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열리는
제 13회 '세계 스페셜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하여
6월 19일 출발합니다.
나경원의원, 한국스페셜올림픽 위원회 회장 취임
연합뉴스 | 배재만 | 입력 2011.05.12 14:29
나경원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팝아트홀에서 열린 회장 취임식에서
축하 꽃다발을 받은 후 활짝 웃고 있다.
2011.5.12
scoop@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f6464
(지난 5월 12일 영등포 CGV에서 열린 회장 취임식에서
나경원 국회의원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전해드리고 함께 찍은 사진이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딸을 가진 그녀는
대한민국 장애인의 지도를 바꾸어 놓은 대단한 여장부이다.)
아들 '상윤'이 6월 25일부터 7월 6일까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되는 제 13회 '세계 스페셜 올림픽 대회'에
배구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었다.
드디어 문자 그대로 '국대'가 된 아들....
혹시라도 엄마가 '자원봉사자'로 따라나서 함께 아테네로 갈까 봐
'저 혼자서 잘 할 수 있어요. 엄마는 안 오셔도 돼요'라며
일언지하에 선생님의 권유를 거절하는 아이의 말을 들으며,
그리스 구경을 못 하게 된 서운함보다
호랑이 같은 어미 품을 벗어나려는 아들의 '홀로서기'의 뿌듯함이 백 배 크다.
(이 사람아, 작년에 미국 갔다 오고 올해 그리스까지 가면 서울은 누가 지키노?)
아들이 그리스에 배구 '국대'로 나간다며 자랑하는 나에게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어떻게 배구까지 가르쳤냐?'이다.
공이라면 치가 떨리는 '공치'인 내가 어찌 아들에게 배구를 가르쳤으랴...
이쯤에서, 상윤이가 '국대'가 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펼치려 한다.
아이가 초등학교 3 학년 되던 해에 '이화여대 체육학과'의 홍양자 교수님께서 주축이 되어 만드셨던
'이화 특수체육교실'에 이름을 올려 놓고 무려 3년 가까이 대기 중이었다.
초등학교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 겨우 순서가 돌아왔지만,
아직도 낯선 분야인 '특수체육'을 경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지라
두말도 않고 등록을 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젊고 패기 있는 차세대 '특수체육'의 지도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이화파(ewhapa)에서 상윤이를 처음 만나 가르쳐주었던 선생님은 이은경선생님인데
이화여대에서 박사를 졸업하고이화여대 후문에서 발달장애아동체육센터를 운영하는 원장님이고,
이화여대를 비롯하여 광운대학교등에 출강하고 있고 있다.
당시에 박사과정에 계시던 '정복자'선생님은 지금 이화여대 체육과 교수님이 되셨고,
'조영희'선생은 모교인 서울여대와 남서울대학교에 출강하시며 슬하에 남매를 키우고 계신다.
담당 선생님들의 모임인 '이화 파(EWHA PA)'는 배구선수들이 주류를 이루었고,
'서브'가 무엇인지 ''블로킹'이 무엇인지 천지 분간을 못 하던 아이들에게
특수체육과 병행하여 배구의 기본기를 하나씩 심어주셨다.
상윤이와 동기였던 아이들이 대부분 초등학교 고학년들이라,
만나자 이별을 아쉬워 하시던 선생님들이 아예 '장애 청소년 스포츠 교실'을 만드셨다.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정성만으로 음료수 값도 안 나오는 적자의 수업을 겨우 끌어오던 중
'홍양자'교수님이 퇴직을 하시고,
'이화 파'의 선생님들이 안간힘을 썼으나 얼마 안 가 '장애 청소년 스포츠 교실'도 함께 문을 닫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장애아동들이 사교육을 통하여 받는 특수교육은 대개 초등학교 시절에 치우쳐 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심리치료와 작업치료(occupational therapy)들도 슬슬 종료되어 버리기 일쑤이니
장애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몇 년 전만 해도 가물에 콩 나듯 드문 현실이었다.
사춘기를 관통하는 청소년 시기는 장애의 유무에 관계없이 아주 힘든 기간이다.
아이들은 왕성하게 날뛰는 각종 호르몬들의 작용으로 예측을 불허할 만큼 활동적이 되어
넘치는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소모시키지 않으면 엉뚱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멀쩡히 얌전하던 아이가 코뿔소처럼 사소한 일에도 분개하여 유리창으로 돌진을 하는가 하면
조용히 교실 구석에서 남녀상열지사의 전단계에 몰두하는 아이들도 본 적이 있다.
물론, 그런 아이들의 행동을 비장애인들의 잣대로 재어
'폭력적'이라느니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은 비장애학생들처럼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대로 모를 뿐이고
조절하는 힘이 떨어질 따름이다.
오히려 '스포츠'나 야외활동과 취미생활등의 긍정적인 발산의 길로 유도하여
가능한 한, '남아 돌아가는 힘을 빼는' 것이 가장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각 지역의 복지관에서 청소년 및 장년을 위한 스포츠 교실이나 헬스클럽을 운영하는 곳이 꽤 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도 배구나 축구처럼 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특히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여 주고 받는 서로의 몸짓과 눈짓을 통하여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을 연습할 수 있기 때문에
상윤이 같은 '자폐성 자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팀스포츠'를 가르치면
사회성 향상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재작년, '정복자'교수님이 이화여대에 부임하시면서 이은경선생님과 함께
다시 '장애청소년 스포츠 교실'의 문을여신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상윤이의 친구 '수빈'이와 함께 등록해 다시 화요일마다 이화여대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게 되었다.
(정교수님은 장애청소년들의 체력과 운동기능을 수치화시켜 데이터 베이스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고 계신다.
아직 정확한 통계치가 존재하지 않는 대한민국 장애 청소년의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애쓰시는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크게 감사를 올린다.)
본격적으로 '배구'와 '농구'를 아이들에게 가르치시며 기회 닿을 때마다 대회 경험을 시키시는 교수님이
상윤이와 수빈이를 위하여 스페셜 올림픽 배구팀에 지원을 한 것이 선정이 되어
이렇게 대단한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6월 12일부터 17일까지 이천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19일 저녁에 카타르의 도하를 경유하여 그리스의 아테네로 출발하는 아들...
그와 함께 한 이십년 가까이 지내오며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서로에게서 떨어져 있어 지낸 적이 없었다.
내가 빠진 상윤이의 하루가 상상이 안 되었던 것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
이제 100명이 넘는 단체에 소속되어 머나먼 지중해로 떠나스무 날 지나서 돌아온다.
한국에서 자원봉사자가 함께 가고 교수님도 동행하시며,
현지에서도 자원봉사자와 관계자들이 대회 참가 장애인들을 잘 보살피고 도와 줄 것을 잘 알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이번이야 말로 아들이 혼자서 자립생활을 경험해 볼 멋진 기회이기에 과감히 떠나 보내려 한다.
여지껏 그래왔듯이 엎어지고 깨지며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상윤이가 많은 실수를 통하여 부쩍 자라서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무사귀환을 위하여 두 손을 모은다.
축사를 한 형이다. 스페셜올림픽의 인라인 스케이트 부문에 출전하는데
고교 졸업 후 직장생활을 착실하게 하고 있는 멋진 청년..
한국 스페셜올림픽 위원회의 마스코트인 '라.인.바우'이다.
'레인보우'처럼 다양한 색을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세상을 꿈꾸는 아이들일까.
왼쪽의 처자는 유창한 영어로 통역을 담당하고 오른쪽 청년은 축사를 하였다.
'나경원' 한국 스페셜올림픽 위원회 2대 회장
회장님께 축하의 꽃다발을 드리며 '축하드립니다'라는 메시지까지 덧붙인 아들...
홍보대사로 뽑힌 자폐인 수영선수 '김진호'군..
아들,나경원회장님,꽃처녀
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 뮤지컬 배우 '남경주'씨, 피아니스트'이루마'씨, 수영선수'김진호'씨
세계 스페셜올림픽 회장님.
'라.인.바우'와 함께 한 축하무대.
폭발적 가창력의 그녀..
탭댄스팀도 축하공연을 해주시고...
이제 깃발을 흔들자...
피아니스트'이루마'씨의 축하공연...
'이루마'씨와 '김진호'군의 듀엣..
진호군은 수영 뿐만 아니라 클라리넷도 잘 분다.
모두들 준비하시고...
기념사진 멋지게 찍었습니다...
취임식이 끝난 후 근사한 '전주비빔밥'까지 주최 측으로부터 대접 받았다.
상암고등학교의 '최경희'선생님과 상윤...
이분 또한 특수교육 계에서는 대모로 불리우는 슈퍼선생님이시다.
아들이 찍어준 사진이다. 어찌나 마음에 들었던지 연거푸 두 장을 다 올렸다.
어미가 하도 카메라를 들이대니 모델 역할도 훌륭하게 하고
이제는 사진도 제법 잘 찍는다.
처음 상윤이에게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 찍는 법을 가르치던 생각이 나 웃음이 난다.
한 가지, 한 가지씩 가르치다 백 년쯤 지나고 나면 아들은 '생활의 달인'이 되어 있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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