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9일 대선,
상윤씨도 신성한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를 행사했다.
지난 4월의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대통령 선거까지 투표를 하는 오빠를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던 딸아이가
슬쩍 오빠에게 물었다...'오빠, 그냥 궁금해서 그런데 누구 찍을 건지 얘기해 줄 수 있어?'....
'응, 그런데 그런 건 묻지 않는 거야.'라며 '미안해'라고 한 마디 덧붙이기까지 하는 상윤씨.
선거를 앞두고 미리 거리에 붙은 벽보를 함께 보고, 우편으로 날아온 후보 소개 및 공약도 한 번 읽어보았다.
혹시나 아빠와 할아버지가 '세뇌(?)'를 하실 지 몰라서 미리 '자기결정권'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상윤씨가 원하는 사람으로 뽑는 거예요'...
대선 전 삼자 토론과 2인 대면 토론도TV를 통해 함께 보았다.
어떤 정보든지 아들의 수준에 맞게 부연설명을 해준 다음, 결정은 당사자의 몫으로 돌리는 것이 아들의 '자기 결정권'을 위해 내가 줄 수 있는 작은 도움이다. '상윤씨가 공약을 읽고, 토론을 들은 다음 우리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고 장애인들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요'라고 말을 했지만 그가 얼마나 많이 이해하고 얼마나 바른 선택을 할 지는 내가 판단할 몫은 아니라고 본다.
비자폐인 가운데도 단지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무조건 특정후보를 뽑고, 여야를 편가름하여 정책보다는 당을 보고 뽑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외에도 어처구니 없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장애인의 '결정'을 보는 같은 잣대로 우리가 감히 판단할 수 있을까...
앞으로 상윤씨가 치를 수많은 선거와 그가 자신의 유익을 위해 내려야 할 수많은 선택을 두고 만감이 교차하는 기회였다.
아들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아이의 자기결정권 보다 나 자신의 판단과 결정을 우선하여 상윤씨의 이십 년간의 삶을 이끌어온 둔하고 미련한 어미는 깊이 반성하고 사죄한다. 오늘도 아주 사소한 선택 하나하나에 상윤씨의 결정을 반영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그간의 '횡포'에 대한 죄값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민주주의는 '가정'에서 부터 교육되고 실천되는 법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어린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께서 미리 자녀의 '자기결정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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