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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이야기..about Daniel

2008년 4월 2일...연서중 '사랑의 교실' 영어회화시간입니다.

by 슈퍼맘빅토리아 2008. 4. 20.

 

 상윤이가 중학교 3 학년이 된지 벌써 한 달 보름이 넘었습니다.

지난 2 년 동안 상윤의 학교 생활은 조금씩 틈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매주 화요일에는 1 교시 마치고 춘천으로 리코더 레슨을 받으러 다닌 것이 일 년 반,

게다가 작년 6월과 8 월 두 차례 쓰러져서 며칠 동안이지만 입원을 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2007 년 9 월부터 2008 년 2 월까지 '한방치료'를 받으러 다니느라

학교 생활에 충실하지 못 했지요.

충실하다 못해 멍청할 정도로 열심히 쑥뜸을 하고 애를 쓴 덕분에

지금은 건강이 거의 회복되었습니다.

 

 시간은 정말 빨리 흘러 갑니다.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고 상식의 범주를 훌쩍 훌쩍 뛰어넘어 다니던, 

그래서 '외계인'으로 불렸던 아들이 벌써 16 살이 되었습니다.

<<<어린 아이였을 때엔...왜 그리 세월이 더디 가던지요...

    하루가 240 시간처럼 늘어져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세 사람 몫의 삶을 병렬시켜놓은 길고 긴 하루하루의 연속이었습니다.

   상윤이의 울음과, 그 아래 깔린 제 숨죽인 울음과,

   내민 손이 허전해 도로 접어들이던 서원이의 속울음이

   어쩌다 반짝 찾아오던 평화와 뒤섞여 제 색을 찾지 못한 추상화 같은 시간이었지요.

   돌이켜 보면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들도 적지 않았음에도,

   상윤이의 유년을 둘러싼 제 기억에는 우울한 기운이 낮게 드리워져 있네요..^^ >>>

 

 중학교의 남은 일 년은 학교 생활을 충실하게 보내려 합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본격적으로 대학입시 준비하는 친구들과 함께 보낼 시간도 많이 줄어들 것이고

상윤이도 '홀로서기'를 연습하느라 오전수업만 하고 오후에는 직업훈련을 해야할 테니까요.

물론, 음악공부와 대학진학을 위한 준비는 당연히 계속 할 겁니다.

그래서, 비장애인 친구들과  한 교실에서 지금처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기는

중학교 3 학년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됩니다.

다행히,  연서중학교에서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참 따뜻하게 보듬어주기에

상윤이를 포함해서 1, 2, 3 학년 모두 10 명의 '사랑의 교실' 친구들이

어렵지 않은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장성한 장애자녀들을 둔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들의 고등학교 이후의 삶이 얼마나 고단할 지 미리 걱정이 앞서

잠을 편히 이루지 못 할때도 있지요.

 

 그럴 때마다 뇌리를 채우는 한 마디 말씀...찬송가 307장 끝구절입니다.

' 내일 염려 내일 하라, 오늘 고생 족하다'

그래요...오늘의 고생도 감당하기 숨가쁜데

내일 염려 따윈 잠시 잊고 살아야겠지요? ^^

 

 작년 5 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영어회화 시간에 만나기 시작한 것이

어언 1 년이 다 되어 갑니다.

아이들은 믿는 만큼 자란다는 말이 실감이 나네요.

'글로벌라이즈 되는 사회에서,  곧 닥쳐올 영어 상용화를 대비해서 !' 라며

반농담 삼아 거창한 캐취프레이즈를 걸었지만

이렇게 열심히 배워갈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다만, 각각의 장애라는 특별한 개성을 가진 우리 아이들도 배울 기회를 만나면

 분명히 영어를 잘 할 수 있을 거란 확신 하나로 부딛혀 본 거지요.

한 마디 입도 떼지 않던 여학생들도

이제는 자기 차례가 오기도 전에 서로 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지켜봐 주세요...우리 아이들이 '바이 링규얼- 완벽한 이중언어 구사자' *^^*'가 될 그날 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