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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기..

오늘의 디저트는 '오로라(Aurora)'...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노르웨이를 만나다...

by 슈퍼맘빅토리아 2011. 5. 19.

지하철 육호선에서 사호선으로 갈아 타는 삼각지'역...

그 긴 통로를 성큼성큼 걷다...

수평 에스컬레이터가 오가는 양 벽을 따라 '노르웨이'의 풍광이 군더더기 없는 설명과 더불어 나를 따라온다.

 

대기에 섬뜩한 기운이 가시기 시작하며

내 안의 '걷기 본능'에 불이 당겨졌다.

덩지 큰  차의 연료 눈금은 제 자리에 머물러 있기 일쑤였고

나날이 걸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지하철 안에서 한동안 멀리 있던 생활인들의 삶의 단편들을 읽고,

깜빡이는 모니터의 화면이 아닌 종이에 인쇄된 글자들을 읽고,

오가는 사람들의 분주한 소음 가운데 오직 내 귀에만 울리는 이국의 언어를 즐기기도 하고,

 세상의 박동을 내 생활 속으로 받아들인다.

 

 

 

 

 

 

우리 어린 시절, '피요르드'로 배웠던 것이 '피오르(fjord)'란다.

 

협만(峽灣) 또는 피오르(fjord)는 빙하로 만들어진 좁고 깊은 을 말한다. 옛날 빙하로 말미암아 생긴 U자 모양의 골짜기에 바닷물이 침입한 것이다.

(출처:위키백과)

 

 노르웨이의 숲을 몹시도 보고 싶었다.

시린 빙하가 흘러내리는 계곡 양안을 채운 키높은 침엽수림은

현실의 무게로 무너지려 할 때마다 내가 피하던 곳...

숲 깊숙히 들어가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보는 상상만으로

폐부는  휘튼치드의 향으로 가득차고

나는 새로 일어난다.

 

오늘의 디저트는 오로라...

북극광(Nothern lights)이다.

 '삼각지역', 노르웨이와의 '기억할만한 지나침'을 기억하며

맛있는 한 잔의 커피와 함께 '오로라'를 즐긴다.

 


 




In The Land Of The Northern Lights from Ole Christian Salomonsen on Vimeo.

(반드시 전체화면으로 즐기실 것...!!)

 

*'오로라'를 위한 이야기 하나..

몇년 전 '발칙한 유럽 산책'에서 읽었던 오로라 이야기가 떠올라 붙여넣는다.

오로라를 보기 위한 단 하나의 목적을 붙들고 Bill Bryson은

 지구 최북단에 있는 북극광(Nothern Lights)연구에 있어 가장 권위있는 노르웨이 트롬쇠 대학의 교수님의 친절한 조언에 힘입어

크발뢰위아 섬 ‘함메르페스트’로 간다.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세계 최북단 지점, 오슬로에서 2000Km 떨어져 고속버스로 논스톱 30 시간이 걸리는 자그마한 도시...

의사에게서 ‘할 일이 아무것도 없는 정말따분한 곳에 가서 절대 안정을 취하라는 처방’을 받은 환자처럼

16일을 보낸 끝에 그는 드디어 오로라를 만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 p 44~46

 

빌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함메르페스트 체류 16일째 되던 날,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곶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아무 것도 없는 마을 위편 하늘 한쪽에서 투명하면서도 다채로운 색상의 구름이 나타났다.

분홍색, 초록색, 푸른색 그리고 보라색이 뒤섞인 구름이었다.

구름은 희미한 빛을 띠었고 소용돌이치는 듯했다.

구름은 서서히 하늘 전체에 퍼졌다. 석유가 고인 곳에 무지개 빛깔이 나듯이 묘하게도 유성(油 性)이 느껴졌다.

나는 그 자리에 선 채로 움직일 수 없었다.

 

오로라는 300 km 정도 되는 대기 아주 높은 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책에서 읽었는데,

지금은 마치 쇼가 마을 바로 위에서 멈춘 듯했다.

오로라에는 두 종류가 있다. 먼저 누구나 사진으로 본 적이 있는 거미줄처럼 엷은, 반짝이는 커튼 모양이 있다.

그리고 내가 본 것처럼 다소 드문 가스 구름층이 있다. 오로라는 늘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며 같은 모양이 생기는 적은 없다.

어떨 때는 바람굴(공기의 흐름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빠르고 센 기류를 일으키는 장치)에 연기가 지나가듯

유령처럼 쏜살같이 하늘을 휙 지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밝은 커튼이나 빛나는 창살처럼 하늘에 걸려있기도 한다.

 아주 이따금씩, 평생 한두 번쯤은 수평선 전체에서 스며 나와 머리 위로 흘러가는데,

빛과 색채가 어우러진 조용한 폭발이라고나 할까, 형용하기 어려운 장관을 자아낸다고 한다.

또 인공조명이 전혀 없어 칠흑 같은 밤만 이어지는 시골에 가면 오로라는 매우 기묘하고 무서울 정도로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하늘에서 튀어나와 죽일 듯 이쪽을 향해 엄청남 고속으로 날아오니, 무서운 것도 무리가 아니다.

스칸디나비아 북부의 라프족은 오로라에 흰 손수건이나 백지를 보이면 북극광이 다가와 그 사람을 데려간다고 오늘날까지 굳게 믿고 있다.

내가 본 오로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몇 분 동안 지속되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내가 살면서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고, 더 멋진 오로라를 보기 전까지는 생애 최고의 북극광으로 남아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날 저녁 더 멋진 오로라 나타났다. 몇 시간이고 계속되는 북극광이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이번에는 단색 오로라였고 레이더 장치 모니터에서 나오는 듯한 섬뜩한 빛을 발하는 초록색이었는데, 대단히 활동적인 녀석이었다.

좁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섬광이 광활한 돔형의 하늘을 휩쓸고 지나가더니, 비행운처럼 그 자리에 걸렸다.

때로는 별똥별처럼 반짝이며 하늘을 날기도 하고, 때로는 지루하게 빙빙 돌기도 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전에 파이프를 물고 책을 읽으실 때 파이프에서 나른하게 뿜어 나오던 담배 연기처럼 말이다.

오로라는 때때로 서쪽에서 환하게 명멸하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는 장난이라도 치는 양 뒤쪽에서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기도 했다.

 나는 오로라의 궤적을 따라가기 위해 계속 빙글빙글 돌거나 몸을 꼬아야 했다.

한 뼘의 하늘이라도 변화를 놓치지 않고 따라잡으려 해 본 사람이 아니면 하늘이 얼마나 광활한지 상상할 수 없다.

 섬뜩한 점은 그 변화가 모두 쥐 죽은 듯 조용히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려면 ‘웅’하는 낮은 소리나 정전기 소리라도 나야 할 것 같은데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이 거대한 에너지가 바스락거리는 소리 하나 없이 소진되는 것이다.


 


AURORA ISLANDICA - a Northern Lights Timelapse from Agust Ingvarsson on Vimeo.

 


 



The Aurora from TSO Photography on Vimeo.

 

Aurora Borealis timelapse HD - Troms첩 2010 from Tor Even Mathisen on Vimeo.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을 위한 이야기 또 하나..

<나를 부르는 숲>,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저자 빌 브라이슨의 삐딱하지만 따뜻한 유럽 여행기!

빌 브라이슨, 그와 떠나는 유쾌한 유럽 여행기. 20년 전 고교 동창인 카츠와 유럽을 다녀온 빌 브라이슨이 세월이 훌쩍 흐른 후, 혼자 다시 유럽을 찾는다.

 유럽은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거나 혹은 변화했지만 여전히 재미있고 신기한 장소다.

지구 최북단인 함메르페스트를 시작으로 아시아와 허리를 맞대고 있는 이스탄불까지,

유머라는 양념과 더불어 저자 특유의 삐딱하면서도 따뜻한 유럽 여행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인간적인 유럽의 모습을 저자의 유머로 승화시켜 보여준다.

 상냥하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정신 나간 아줌마, 쌀쌀맞다 못해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웨이터,

 말이라고는 통하지 않는 매표소 직원 등의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여행이란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단순히 그 시간을 즐기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저자소개

저자 빌 브라이슨

저서 (총 14권)
빌 브라이슨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출생. 영국으로 건너가 「더 타임스」와 「인디펜던트」 신문사에서 여행작가 겸 기자로 활동한 후,
 미국으로 돌아갔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 작가’ 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영국에서 20년간 『타임스』와『인디펜던트』에서 기자로 일했고
영국과 미국의 주요 언론에 글을 기고했다. 빌 브라이슨은 그만의 글맛이 담긴 여행 에세이를 내 놓아 큰 인기를 얻었는데
『햇볕에 타버린 나라에서In a Sunburned Country』, 『큰 나라에서 보내는 편지Notes from a Big Country』 『잃어버린 대륙The Lost Continent』
『나를 부르는 숲A Walk in the Woods』 『작은 섬에서 부친 편지Notes from a Small Island』등이 그것이다.

목차

01 북유럽을 가다

나는 오로라가 보고 싶었다.그렇게 멀고 인적이 드문 곳의 삶은 어떤 것일까 늘 궁금하던 터라,
나중에 꼭 가보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02 함메르페스트
노르웨이 방송에 대해 굳이 칭찬하자면 혼수상태란 무엇인가 경험하게 해주는 점이라고나 할까?

03 오슬로
나는 변기 세척제를 빨랫비누라고 확신했고, 내가 지나갈 때 마다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저 남자, 변기 세척제 냄새가 나."

04 파리
프랑스 운전자들은 모두 영화 '베트맨'에서 잭 니콜슨이 짓던 표정을 하고 있었다.

05 브뤼셀
나는 너무나 느린 엘리베이터 안에서 내가 만든 '엘리베이터 송'을 흥얼거리면서
호텔에 깔린 카펫은 왜 저렇게 촌스러울까 궁금해 한다.

06 벨기에
나에게 개를 극도로 흥분시키는 뭔가가 있는가 보다.
개들은 내가 지나가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를 번득이며 어슬렁거린다.

07 아헨과 쾰른
바이에른 지방을 여행하다 해독 불가능한 음식을 주문했다.
잠시 후 식당 주인이 당황스러워하며 우리의 테이블로 왔다

08 암스테르담
히피의 아이들 이름은 '햇빛'이나 '룰루랄라'쯤 되지 않을까?
암스테르담은 내 안의 히피를 일깨우는 그런 곳이었다.

09 함부르크
스페인 어느 매우 섬세하고 낭만적으로 들리는 반면, 같은 말이라도 독일어로
읽으면 포로수용소의 기상 점호처럼 들린다.

10 코펜하겐
스칸디나비아 페리를 타고 여행할 때 절대 제일 먼저 내리지 말자.
모두들 나가는 길을 알 것이라 믿고 그 뒤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11 예테보리
문제:스웨덴에서 집에 전투 경찰을 출동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답: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제때 반납하지 않으면 된다.

12 스톡홀름
유럽도시에서 근사한 점 중 하나는 단순히 공원 이상인 공원들이 매우 흔하다는 것이다.

13 로마
이탈리아에서 기차를 타면 창문에 프랑스 어로 '몸을 내밀지 말라'고 쓰여 있지만
이탈리아 어로는 '몸을 내미는 게 좋은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라고 되어 있다.

14 나폴리,소렌토 그리고 카프리
내가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 여행 책자 중 한 권의 제목이'이탈리아 가자'인데
'다른 가이드북 사러 가자'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5 피렌체
집시들은 불쌍하게 보이기 위해서 가슴이 미어지도록 더러운 아이들 서넛을
온종일 무릎에 앉힌 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16 밀라노와 코모
밀라노 사람들은 모두 '보그'나'지큐'에서 쏙 빠져나온 사람 같아서,
남부 캘리포니아의 일부를 뚝 떼어다 놓은 것 같았다.

17 스위스
이곳 제네바에는 활력도,광채도,영혼도 없었다. 이 도시의 최대 장점이라고는 거리가 깨끗하다는 것뿐이다.

18 리히텐슈타인
리히텐슈타인은 모든 게 우스꽝스러운데 그 중 하나가 소시지 껍질과 틀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라는 점이다.

19 오스트리아
내가 가지고 있던 '비엔나 옵저버 가이드'에는
'비엔나에서는 박물관을 한 번에 하나씩 공략하는 게 최선이다'라는 조언이 나와 있다.

20 유고슬라비아
유고슬라비아에서는 저녁이 되면 가족이건 연인이건
사람들 모두 가장 좋은 옷으로 차려 입고 대로를 따라 저녁 산책을 나선다.

21 소피아
물자가 부족한 소피아의 사람들은 쇼핑을 한다기보다는 살 수 있는 물건을 찾아 뒤지고 다녔다.

22 이스탄불
내가 가보지 못한 대륙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가지 않았다.
여행이란 어차피 집으로 향하는 길이니까.

역자후기_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