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열정' 3 악장을 넘어간 후
정혜원 선생님과 상윤이와 함께 다음 곡을 찾는 동안 고민을 아주 많이 했습니다.
상윤이가 가장 존경하는 '백건우'선생님을 따라하려는 의도에서인지
조금 지나치다시피 힘을 실어 건반을 두드리는 것을 염두에 두고
방향을 완전히 틀어서 '쇼팽'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크고 작은 은구슬, 금구슬이 마구 굴러서 흘러나오는 듯 유려하고 어려운 곡입니다.
무모한 모자와 스승이 또 한 번의 기회를 잡기로 한 거지요.
나름대로 고전음악을 꽤 이해한다 여겼던 어미...
즉흥환상곡이 그토록 어려운 곡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광고에서나 배경음악으로 귀에 아주 익숙한 쇼팽의 즉흥환상곡의 악보를 읽으며
왼손과 오른손을 따로 또 같이 연습하는 동안 시간이 꽤 많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그리스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출전도 결정이 되고, 배구 연습도 정기적으로 하고...
고등학교 3 학년이라 졸업 후 진로 결정 때문에 많은 교육과 훈련 기관을 방문하고...
직능 평가와 작업평가를 받으러 여러 기관과 센터를 방문하고 시험을 치르고..
그래도 쉬지 않고 꾸준히 연습했습니다.
아들이 정규교육을 받으며 맞이하는 마지막 여름방학이 될 지 모르는 2011년의 여름...
'교회수련회'에 이어 '자폐인 사랑캠프'와 '전 가족 여름휴가'를 앞두고
다듬기에 피치를 올려 드디어 연주를 선보이려 합니다.
Fantasie Impromptu in C Sharp minor Op.66 by Frederic F. Chopin..
2011년 7월 31일 연주했습니다.
드디어, 그동안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여겨졌던 유려함이
아들의 연주에 많이 더해졌습니다.
소위 '못 박는다'라고 표현하던 '분절음의 연속'에서 벗어나
물 흐르듯 편안하게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꾸준히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해온 덕분이겠지요.
다음 곡은 어떤 것일 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더 많은 가능성을 놓고, 더 깊이 고민을 해야겠지요.
제가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의 '전주곡'을 아들이 칠 날이 몇 발쯤 성큼 다가온 느낌에
마냥 배부른 고슴도치 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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