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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이야기..about Daniel

'서수련'교수님께서 보낸 메일...

by 슈퍼맘빅토리아 2011. 10. 28.


 

 

 아침에 존경하는 분으로 부터 반가운 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기쁜 마음에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서수련교수님은 마흔에 다시 공부를 시작해 1992년부터 2008년 까지는 사회복지현장에서 근무하시면서

 치매노인복지에 주력하시다가 2008년부터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계십니다.

저와 연대를 초월한 우정을 나누는 젊은 벗을 낳아 기르신 분이기도 하구요.

다른 일로 메일을 보내다가 상윤이가 즉흥환상곡 연주한 영상을 붙여서 드렸더니

학생들에게 보여주셨나 봅니다.

 

그동안 열심히 연습하고 연주하느라 고생한 상윤이에게도 큰 자랑이 되기도 합니다만,

무엇보다 복지를 공부하시는 미래의 선생님들과 복지사들께 희망의 씨앗을 뿌려드린 느낌이라 기쁨이 더 큽니다.

작년, 상윤이를 데리고 캘리포니아에서 특수교육과 복지현장을 다니는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게 자폐인 아들을 주신 의미가 무엇일까,

 왜 하필이면 상윤이와 나를 '엄마와 아들'라는 조합으로 묶어 놓으셨을까'..하구요.

한국에 돌아올 때쯤 답을 얻었답니다.

아마도 그분께서는 상윤이와 제가 참 어렵고 힘든 시간을 거쳐서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라는 '숙제'를 저희 모자에게 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이렇게 장군 같은 어미와 장승 같이 우람한 아들에게도 아프고 시린 일들이 닥쳐 울기도 하고

가족과 친지와 친구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쓰러질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보여주라시는 뜻도 있을 거라 봅니다.

때로는 글을 쓰며 울기도 하고 창피한 마음에 지워버리기도 했지요.

그러나 저는 계속 '숙제'를 해나갈 겁니다.

저희 모자의 삶을 통해 '자폐인들과 함께 하는 삶'을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진솔하게 쓰려고 애쓸 겁니다.  

 

기쁨은 나누면 커지고 아픔과 슬픔은 나눌 수록 작아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아침입니다.

 

 

어제 광운대학교에서 건강가정론 수업시간에 출석부르기 전에 상윤이 연주를 먼저 학생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박수를 치고 나서 상윤이에 대해 간단히 멘트를 하였으며 집사님의 글을 학생 한사람이 낭독하게 하였습니다.

학생들이 모두 감동하였습니다.

사회복지에서는 국가의 정책도 중요하고 가족과 사회의 노력도 더없이 소중하다는 것을 함께 공유하였습니다.

사회복지에서는 장애아에 대한 궁극적 목표가 normalization과 social integration이라는 대명제를 기둥으로 하고 있는 만큼

집사님의 노력이 상윤이의 정상화와 사회통합에 큰 디딤돌인셈이며 앞으로 사회적 노력이 아낌없이 확대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게 마음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여름 상윤이가 드디어 첫번째 '봉사활동'을 나갔습니다.

O2재단에서 해마다 여는 '학교 밖 학교'의 캠프에 '부담임 선생님'으로 봉사를 했습니다.

담임인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을 도와서 보육원 동생들과 소외계층의 동생들을 이틀 동안 돌보며

함께 신나게 놀다 왔습니다.

 

지난 주말, 예배 후 '자연심방'을 하며 북한산 원효봉 정상에서 찍은 '인증샷'입니다.

아주 경증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엄마가 공포를 당당히 이기고 원효봉 꼭대기 바위를 타넘은 기념비적인 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