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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를 위하여..For Victoria...

정선.....골짜기를 누비다.

by 슈퍼맘빅토리아 2008. 11. 24.

 

 

 

 

 

 

힘들었다...

19 년 만에

 딱히 갖다 붙일 대의명분 없이

 집과 남편과 부모와 딸을 4 일 동안 버린다는 일.

 

정녕 버리고 싶었다.

아니..누구보다 버리고 싶은 대상은 나 자신이었다.

 

벗어나려 갖은 애를 썼던 굴레, 테두리..그리고 올가미.

스스로 뒤집어쓰고도  깨닫지 못한 채

그들까지 옭죄던...

나로 인함이란  걸 비로소 깨닫고

절망으로 치닫는 거대한 늪에서 벗어나 자유하고 싶었다.

 

갑자기 닥친 육신의 배반에

당황한 정신은

뿌리를 찾아나섰다.

<< 이미 다 알고 있었지.

     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따름일 뿐.. >>

 

산이 그립고 숲이 그리워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나의 날숨이 숲에 섞이고

나의 들숨으로 산을 마시는 꿈...

키높은 침엽수 사이로 걸러진 햇빛 사이로 걸어들어가

고개 들어 높은 우듬지 사이로 동그랗게 열린 푸른 구멍을 올려다 보며

두 팔을 들고 하늘을 마시는 꿈...

켜켜 내려앉은 나뭇잎 속으로 발목을 담그는 꿈...

꿈에서도 숲은 강한 향기를 머금고 있었다.

 

꿈을 미루다, 미루다 죽고 싶진 않았다.

비록 대단치 않은 넓이의 일시적 마비였다 해도

나는 '영원한 호흡의 멈춤'을 심각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사소한 머뭇거림이 온몸으로 퍼져가 굳어지면 끝이 나겠지.

 

차라리 그것을 강렬하게 원하던 때도 있었다.

스스로 결단내리지 못 함에 누군가 대신 내 목에 칼을 들이대길,

숨주머니를 단단하게 묶어버리길,

누군가의 차가 나를 들이받아 내 몸을 높이 높이 띄워버리길

간절히 바랐던 시간들...

죽음이 두렵지 않았으므로 무모하리만큼 용감할 수 있었다.

 

살다보면...좋은 날이 온다고 했다.

반신반의...

의심과 믿음의 양다리를 걸친 채 '언젠가는..'을 기다리며

앞만 보고 걸었고,

마침내...

믿고 싶지 않던 절반의 마음조차 내몰아 버리려 애쓴 보람이 서서히 찾아온다.

 

정선,

- 정녕 수를 놓은 것이리라...순간 순간 숨을 멀출 만치 아름다운,  'breathtaking'이란 단어를 온몸으로 실천하게 되는-

을 누볐다.

이미 지난 것들에 대한 미련을 남김 없이 떨구어 버리고

닥쳐올 봄의 푸르름을 바라며

다가올 눈과 얼음과 시린 바람에도 의연히 버티고 서있는 나무들을 보았다.

 

그들처럼 살아가야지...

  지금껏 버텨온 것이 내게 축복이었다.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에 왔습니다.

   '원앙새둥지'에 짐을 풀고,

   너무 좋아서..나누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콘티 없이 즉석에서 몇 마디 붙이다 보니..

   무척 어색하네요,호호..

   함께 왔거니 생각하고 잠시 둘러 보십시오. >>

 

 

 

<< 냇가로 나왔습니다.

    물 소리, 바람 소리  담고 싶어서요..

    그런데..갑자기 울리는 핸펀 벨소리에 숲의 고요가 깨져 버리고,

   배터리 많이 닳을까 봐 그냥 올렸습니다.

   그냥...내와 바위만 보십시오...죄송 (^........^)  >>

 

 

 나머지 소식은 차차 전할게요. Ci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