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동안 '제 3 회 자폐인 사랑캠프'에 가서 연주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을 했던 두 아이..
장기자랑에 나가서
하나는 장애인, 또 하나는 비장애인..
직선의 양극단에 서있는 남매가 뭉쳐 무언가를 보여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대중적인 노래나 춤도 너무 좋지만
이번에는 전체적인 수준도 끌어올릴겸,
서로의 호흡을 맞춰 연주할 수 있고
우리 귀에도 익은 선율을 선택했어요.
'죠르쥬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중 '미뉴엣입니다.
처음에는 상윤이 반주를 제대로 맞출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오히려 버벅거리기 시작한 것은 딸내미,호호..
서로 생활 리듬이 다른 아이들이라
각자 연습을 할 수 밖엔 없었어요.
상윤이가 충분히 반주를 익히고 난 후,
어느 한가한 오후를 잡아서
둘이서 연습해보라고 던져주고선
저는 어머님을 모시고 시장에 갔습니다.
느긋하게 '청국장'도 사먹고 네 시간쯤 후에 돌아오니
스무 번을 함께 맞춰 봤다고 하더군요..
믿어야지요, 착한 아그들인데...ㅎㅎ
어라! 제법 호흡이 잘 맞더라구요.
일단 호흡을 맞추었으니 스승님께 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상윤이에게 음악의 길을 열어주신 분.
육학년이던 2005 년 3 월, 그리고 5 일...
깜빡깜빡 하는 제 흐린 기억 속에
그분과의 첫 만남은 날짜도 뚜렷이 남아있습니다.
말귀를 잘 못 알아들으니
'플룻'을 배우기 보다보다 따로 호흡훈련을 할 필요가 없는 '리코더'를 가르치는 게 어떠냐시며
은빛 날씬한 악기에 대한 어미의 기대를 무참히 박살내시던 분..^^
상윤이에게 리코더의 맛을 보여주시고,
아빠가 아닌 남자어른과 소통하는 길을 열어주시고,
발성과 음악을 듣는 법과 모짤트의 아리아를 가르쳐 주신 분.
윗 그림에 뒷모습을 보이시는 '이 준' 선생님이십니다.
지금에 비하면 삼분의 일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기에
레슨마다 함께 들어가 선생님의 설명을 상윤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통역을 해주다 보니,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는 바닥이던 어미의 수준으로는
질문을 하고싶어도 이론도 모르고 용어도 몰라 무지 난감했답니다.
그래서...제가 책을 보고 CD를 들으며 공부를 시작했지요.
'클래식음악용어사전'을 사서 난해한 용어의 뜻풀이도 찾아 보고,- 그래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KBS FM 93.1채널 고정시켜 하루 종일 음악 틀어 놓고,- 베토벤인지 모짤트인지도 모르는...
'서양음악사 100 장면 1, 2 권'사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읽으려 애썼고,- 읽어도 읽어도 뭔 뜻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모르는 건 무조건 '이 준 '선생님께 이해 가능할 때까지 들이댄 시간들..
영어, 수학 공부하듯 그렇게 시작한 음악공부였습니다.
그렇게 배운 것들은 알아듣든지 못 알아듣든지 상윤이에게 설명을 해주었어요.
그것이 제게 복습이 되었고...
어미와 아들은 '이 준' 선생님의 착한 제자로 1 년 여를 보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드릴게요.
이번 '자폐인 사랑캠프'에는 행사장에 피아노가 준비되지 않은 관계로
두 아이가 듀엣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아쉬웠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그동안 연습했던 결과를 이곳에 올립니다.
뜨거운 박수와 'Bravo!!'부탁드려요~~
상윤이의 반주도 잘 들어 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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